▲ 에머슨 음난가그와 짐바브웨 차기 대통령이 22일 수도 하라레 집권당 당사 앞에 모인 지지군중에 맞잡은 두손을 올려 감사를 표시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음난가그와 새 지도자로
새민주주의·경제성장 약속
“무가베와 같은 적폐세력”
“허니문 짧을 것” 비관도​

[천지일보=이솜 기자] 짐바브웨가 37년만에 새로운 대통령을 맞는다. 로버트 무가베(93) 전 대통령에 이어 짐바브웨를 통치할 에머슨 음난가그와(75) 전 부통령이 고국으로 돌아와 새 임시 대통령으로 취임한다.

22일(현지시간) 짐바브웨 언론과 AP,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제이컵 무덴다 짐바브웨 의회 의장은 이날 집권당 ‘짐바브웨 아프리카 민족동맹 애국전선(ZANU-PF)’이 음난가그와 전 부대통령을 무가베 퇴진에 따른 권력 공백을 메울 새 지도자로 추대했다고 밝혔다. 무덴다 의장은 또 오는 24일 오전 수도 하라레의 한 경기장에서 음난가그와의 새 대통령 취임식이 열릴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무가베 전 대통령으로부터 해임당한 후 체포와 신변 안전을 우려해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도피했다가 2주만에 귀국한 음난가그와 전 부통령은 국민의 큰 환영을 받았다.

이날 음난가그와 전 부통령은 귀국 후 첫 연설에서 “오늘 우리는 민주주의가 펼쳐지는 새로운 시작을 보고 있다”며 “우리는 이미 다른 국가들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음난가그와 전 부통령이 민주주의라는 단어를 언급한 이유는 37년간 집권하며 인권 탄압과 독재정치를 해온 무가베 전 대통령과 차별화함으로써 대중의 지지를 확보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짐바브웨가 최근 몇년간 급상승한 물가와 만성적인 실업, 식량난 등으로 고통을 겪는데를 의식해 경제를 재건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음난가그와가 국민에게 희망적 메시지를 던졌지만, 민주주의와 경제 회복 등에서 회의적인 시선이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무가베 전 대통령과 비슷한 음난가그와 전 부통령의 억압적 정치 스타일로 짐바브웨가 또 다른 독재 지도자를 맞닥뜨리게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또한 음난가그와 전 부통령 역시 무가베 전 대통령의 오랜 측근으로, 독재와 부패에 가담한 적폐세력이라는 바판도 나오고 있다.

짐바브웨 국영 매체 짐바브웨헤럴드는 “음난가그와가 높은 기대를 받고 있지만 통치를 시작하면 ‘허니문’ 기간은 짧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음난가그와 전 부통령이 군부와 깊은 관계를 맺고 있고 무가베 전 대통령의 ‘오른팔’로 오랫동안 통해왔다며 “음난가그와가 짐바브웨의 자유화를 이끌지 못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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