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주일 연기돼 23일 치러질 대학수학능력시험 전날인 22일 예비소집이 진행된 가운데 포항이동중학교 복도에 지진 발생 시 수험생들이 몸을 보호할 수 있도록 녹색 보호받침이 비치돼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 경남=이선미 기자] 포항지진으로 일주일 연기된 수능시험을 하루 앞둔 예비소집일인 22일, 수능시험장이 바뀐 당사자인 수험생들을 포항이동중학교에서 만날 수 있었다.

포항고·포항장성고·대동고·포항여고에 배정됐던 수험생 2045명은 포항 남부의 포항제철중·오천고·포항포은중·포항이동중으로 시험장이 변경됐다.

이날 포항이동중학교 시험실에서 수험생을 맞은 것은 일렬로 비치된 녹색 받침이었다. 지진이 발생하면 머리 위로 받침대를 올려서 몸을 보호하며 대기 차량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마련된 것이다.

포항이동중학교 관계자는 학교 건물이 콘크리트구조물이라서 부러질 염려가 없고, 5.4강진에도 끄떡없다고 설명했다. 최봉식 이동중학교 교장은 “여진이 발생되면 1차 책상 밑에 들어가 피했다가 그 뒤에 선생님이 안내에 따로 차로 이동하면 된다”고 말했다.

▲ 일주일 연기돼 23일 치러질 대학수학능력시험 전날인 22일 예비소집이 진행된 가운데 포항이동중학교 복도 벽에 지진 발생 시 수험생들이 대피할 수 있도록 안내판이 붙어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그러나 수험생들의 불안은 여전했다.

수험표를 확인하던 김다현(20, 재수생)씨는 “수능이 일주일 미뤄지고, 천재지변이라 어쩔 수 없지만, 수능이 많이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라며 “학교에서 지진에 대한 행동요령을 교육받았지만 의심쩍다”고 말했다.

포항 북구 도서관에서 마지막 수능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던 김민지(가명, 18)양은 “지난 주 예비소집일 지진이 발생했고, 수험표를 받고 바로 하교했다. 부모님은 아무 걱정하지 말고 하던 대로 잘하라며 다독였지만 불안한 마음은 감출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수능 도중 발생하는 지진에 대한 대응은 3단계로 나눠진다. 지진 발생 시 행동요령에 따르면 진동이 느껴지나 경미한 상황인 ‘가’ 단계에서는 시험 중단 없이 시험을 진행한다. 이후 진동이 느껴지고 안전성이 위협받지 않는 수준인 ‘나’ 단계에서는 시험을 일시 중지하고 책상 아래로 대피한다. 또 상황 확인 후 안전에 문제가 없으면 시험을 재개한다. 진동이 크고 실질적인 피해가 우려되는 ‘다’ 단계에서는 운동장으로 대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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