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피와 코트도 종아리까지 내려오는 ‘엑스트라롱’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사바띠에 롱모피코트와 보브 벨티드 체크코트(오른쪽). (제공: 각사)

종아리까지 더 내려온 기장
평창 롱패딩, ‘롱’ 열풍에 불
모피도 25㎝가량 더 길어져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패딩부터 코트, 모피까지 아우터 제품들의 길이가 무릎선을 넘어 종아리까지 내려오는 등 ‘엑스트라롱’이 올겨울 패션 트렌드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통상 롱패딩은 남성 기준 허벅지 중간까지 오는 80㎝ 내외가 주를 이뤘지만 특히 올해에는 110~125㎝까지 기장이 길어졌다. 코트나 모피 역시 100㎝대까지 기장이 늘어났다.

21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이어진 ‘벤치파카’ 열풍에 롯데백화점의 지난 10월 1일부터 11월 19일까지 스포츠 브랜드 롱패딩 누계 신장률은 20%를 넘어섰다. 벤치파카는 운동선수들이 벤치에서 대기할 때 몸이 식는 것을 막기 위해 즐겨 입던 롱패딩이다.

▲ 평창 롱패딩. (출처: 평창동계올림픽 공식 온라인스토어)

롯데백화점에 입점된 데상트·르꼬끄·뉴발란스 등 스포츠 브랜드의 경우 올해 생산량 대비 롱패딩 판매율은 57%, 디스커버리·코오롱·네파·밀레 등 아웃도어 브랜드의 경우 현재 생산량 대비 판매율이 68%에 달할 정도로 벌써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해는 아웃도어 브랜드 중심이었지만 올해는 영패션 상품군까지 범위도 확대됐다. 롯데백화점 영패션 상품군에 속한 흄, TBJ 등은 올 가을·겨울 시즌 벤치파카 물량을 기존 대비 5배 이상 늘렸고 품목수도 30% 이상 늘려 준비했다. 흄은 지난 8월 선보인 10만원 내외 벤치파카가 인기를 끌면서 총 물량 1만 7000개 중 현재 1만 2000개가 팔려나갔다. 이외 엔듀도 롱패딩 물량을 지난해 대비 176% 늘렸고 클라이드도 102% 더 준비했다.

롱패딩 열풍은 ‘평창 롱패딩’을 통해 실감할 수 있다. 지난달 말 출시한 평창 롱패딩은 거위털 충전재(솜털 80%, 깃털 20%)에 14만 9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15일 만에 약 15만장 판매됐다. 1차 매진에 이어 16일 출시된 2차 판매분도 당일 모두 완판됐고 이를 사기 위해 온라인 몰에 접속자가 몰리면서 홈페이지가 마비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중고사이트에서는 웃돈 거래까지 등장했다. 지난 18일에 이뤄진 3차 판매는 오프라인에서만 진행되면서 평창동계올림픽 공식스토어가 있는 롯데백화점에 새벽부터 수많은 인파가 길게 줄을 서서 대기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특히 본점에는 800여명이 넘게 사람이 몰리면서 고객과 매장 직원과 승강이로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까지 벌어졌다.

롯데백화점 이슬기 스포츠부문 바이어는 “지난해 가을부터 종아리까지 오는 긴 기장의 패딩이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현재 브랜드별로 물량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트와 모피에서도 종아리까지 내려오는 제품들이 늘었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올해 모피 트렌드를 분석한 결과 주요 모피 브랜드의 주력 상품의 길이가 지난해보다 25cm가량 길어졌다. 지난해는 평균 길이가 80cm 수준으로 허벅지 중간 정도까지 내려오는 모피가 주력 상품이었지만 올해는 무릎을 덮는 105cm 길이의 롱 모피가 대거 출시됐다는 설명이다. 성진모피도 지난해 전체 상품의 5% 수준이던 105cm 길이의 롱모피를 올해는 25%까지 늘렸다.

코트 역시 지난해 드라마 ‘도깨비’ 인기 영향으로 종아리까지 내려오는 길이가 유행하고 있다. 특히 남성복 브랜드가 지난해 스팟 생산으로 롱코트를 생산해 좋은 실적을 거두면서 올해 기획 물량을 크게 늘렸다. 여성복 보브(VOV)도 9월 말 출시한 겨울 롱코트 일부 제품이 조기 완판될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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