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뮤지컬 ‘광화문 연가’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소녀’ ‘옛사랑’ 등 작곡한 이영훈 작곡가 노래 30곡 불려
신 ‘월하’ 등장 등 이전 공연들과 전혀 다른 매력 선보여

[천지일보=지승연 기자] ‘소녀’ ‘옛사랑’ ‘가로수 그늘 아래서면’ ‘광화문연가’ 등 다수의 명곡을 남긴 고(故) 이영훈 작곡가의 노래를 2시간가량 한 무대서 감상할 수 있는 뮤지컬이 공개됐다.

13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뮤지컬 ‘광화문 연가’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한진섭 예술 총감독, 이지나 연출, 고선웅 작가, 김성수 음악 감독과 배우 안재욱, 이건명, 이경준, 정성화, 차지연, 허도영, 김성규, 박강현, 이연경, 임강희, 홍은주, 린지, 유미, 이하나, 박성훈, 김범준 등이 참석했다.

이영훈 작곡가는 2004년부터 자신의 곡들로 엮인 뮤지컬을 기획했다. 1999년 4월 초연 이래 대중의 사랑을 받은 ‘맘마미아’에 이은 주크박스 뮤지컬의 탄생에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그는 2008년 대장암으로 세상을 떠났고, 완성된 작품을 보지 못했다. 이후 뮤지컬로 탄생된 ‘광화문 연가’는 지난 2011년 첫선을 보였고 2012년 재연됐다.

5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른 뮤지컬 ‘광화문 연가’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내용과 구성으로 돌아왔다. 고인이 죽기 전 직접 기획에 참여했던 지난 시즌이 1980년대 민주화 운동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묘사했다면, 이번 공연은 조금 더 현대적으로 각색됐고 판타지적인 요소가 추가됐다.

올해 ‘광화문 연가’는 죽기 1분 전 사경을 헤매는 중년의 ‘명우’앞에 신 ‘월하’가 나타나 옛 기억 속으로 여행을 떠나며 일어나는 일을 그린다. 월하는 중년의 명우를 1984년 봄 덕수궁 사생대회 장소로 데려간다. 명우는 그곳에서 첫사랑 ‘수아’를 만나고, 젊은 시절의 아쉬움과 후회를 마주하게 된다.

▲ 13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뮤지컬 ‘광화문 연가’ 제작발표회가 진행된 가운데 고선웅 작가(좌)와 이지나 연출이 질의응답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이번 공연의 극을 집필한 고선웅 작가는 “고등학교 때 카페에서 (LP) 판을 돌린 경험이 있는데, 그때 이영훈 선생님의 곡을 많이 틀었었다”며 “작품을 의뢰받았을 때 이번 작품을 꼭 해야겠다는 열망이 생겼다”고 운을 뗐다.

이어 작품을 준비하는 과정 중 느낀 부담감을 밝혔다. 그는 “‘내가 쓴 이야기에 이영훈 작곡가가 납득을 할까’를 신경 쓰며 작업했다”며 “원작자에게 누가 되지 않았으면 한다. 불량하지 않게 진심을 다해 집필했기에 관객들이 많이 좋아해 주시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과 이번 시즌의 차이점은 시간여행 안내자인 신 ‘월하’의 등장이다. 눈에 띄는 것은 같은 역할에 남·녀 배우가 더블 캐스팅됐다는 점이다. 월하 역에는 배우 정성화와 차지연이 열연한다.

▲ 13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뮤지컬 ‘광화문 연가’ 제작발표회가 진행된 가운데 배우 정성화(좌)와 차지연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이지나 연출은 지난 두 시즌에 이어 올해 공연에서도 메가폰을 잡았다. 그는 전체 시즌을 통틀어 처음 등장하게 되는 신 월하 역에 남녀 배우를 캐스팅한 배경을 회상했다. 이 연출은 “내가 관객이었을 때 어떤 매력이 있어야 볼 것인가를 많이 생각한다”며 “대사를 봤을 때는 정성화 배우가 떠올랐고, 개인적으로 내가 함께 시간 여행하고 싶은 배우가 차지연이라 캐스팅했다. 용호상박이 어떤 것인지 꼭 보고야 말겠다는 생각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무대 위에 광화문을 구현한다는 게 어색하기도 한데, 월하라는 캐릭터가 생기면서 무대 연출도 재밌게 됐다”며 “인간의 땅·월하의 공간·죽음 직전 갤러리의 공간·추억이 쌓인 광화문 등을 표현하게 됐다”고 말했다.

주크박스 뮤지컬로 제작된 이번 공연에서는 ‘가로수 그늘아래 서면’ ‘가을이 오면’ ‘붉은노을’ ‘옛사랑’ 등 30여곡의 이영훈 작곡가의 명곡이 불려진다.

뮤지컬 ‘광화문 연가’는 오는 12월 15일부터 내년 1월 14일까지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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