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미중 기업인 행사에 참석해 팔짱을 낀 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연설을 듣고 있다. (출처: 뉴시스)

한반도 비핵화 실현 위해 소통·협력 강화키로
북핵 해결 방식에서 미묘한 갈등 입장차 보여
2500억불 규모 무역협정에 트럼프 압박 낮춰

[천지일보=이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시종일관 화기애애 분위기 속에 한중 정담회담을 마무리했다. 북핵과 무역 불균형 문제 등 양측의 입장이 엇갈리는 문제로 갈등을 빚기보다는 실리를 선택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미중 양국 정상은 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공동성명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대화와 협상을 통한 핵 문제 해결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양국은 강력한 의지로 한반도 비핵화와 핵확산 금지를 위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결의안 전면적 이행을 위한 의지를 천명하고, 대화와 협상을 통한 해결방안 모색에 합의했다”면서 “관련 국가들과 함께 한반도에 지속 가능한 평화와 번영을 구축하고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도모하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과거의 실패한 접근법을 되풀이 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다”며 “유엔 안보리의 모든 대북 결의안을 전면적으로 이행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이 무모하고 위험한 길을 포기할 때까지 경제적 압박을 늘려나가기로 했다”며 “책임 있는 국가들 모두가 북한의 살인적인 정권을 무장시키고 재정적으로 지원하며 교역하는 일을 멈추기 위해 함께 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국 정상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이 큰 위협이 된다는 점에 공감하면서 한반도의 비핵화 실현을 위해 소통과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도 엄격히 이행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북핵 해결 방식에서 강력한 대북 압박과 견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시 주석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이행과 대화를 통한 북핵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다.

하지만 한중 정상은 북핵 문제에서 미묘한 갈등을 통상 분야로 봉합했다.

시 주석이 취임 후 처음으로 중국을 국빈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약 2500억 달러의 선물을 안겼다. 미중 양국 기업은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의 국빈기간인 8~9일간 약 2535억 달러(약 282조 8300억원) 규모의 무역협정을 체결했다. 이에 참여한 미국 기업 중에는 다우듀폰(화학업체), 허니웰인터내셔널(자동화 전자통신업체), 제너럴일렉트릭(종합가전 및 전기기기업체), 벨헬리콥터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막대한 대중 무역적자와 불공정 무역을 지적하면서도 한발 뒤로 물러선 듯한 자세를 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기업 대표 회담 연설에서 대중 무역적자와 관련해 “편향됐고 불공정하다”고 지적하면서도 중국을 비난하지는 않은 채 불공정 해소를 위한 앞으로의 협력을 강조하는 데 발언의 무게를 뒀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 무역적자를 거론하며 비난의 목소리를 내는 대신 부드러운 태도를 취한 것에 대해 중국으로부터 2500억 달러에 달하는 경협 선물보따리를 받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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