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검찰, 더 빠르고 더 정교해야 한다
[사설] 검찰, 더 빠르고 더 정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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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거론되고 있는 이명박 정부 시절의 각종 비위 소식들을 접하다 보면 박근혜 정부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할 정도이다. 아니 어쩌면 최순실만 없었을 뿐이지 이명박 정부 때가 더 광범위하고 집요하게 국정을 농단 했던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하기야 국군 사이버사령부가 동원돼서 여론을 조작하고 댓글공작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으니 할 말이 없을 정도이다. 이뿐이 아니다. 국군기무사령부까지 나서서 댓글공작을 벌이고 그 결과를 당시 청와대에 보고했다는 소식까지 전해졌다.

현재 검찰이 관련 사건을 수사하고 있으니 그 결론은 좀 더 지켜볼 일이다. 그러나 ‘참군인’으로 평가받던 김관진 전 국방장관이 그 중심에 있다는 소식은 정말 참담하다 못해 배신감마저 든다. 물론 당사자는 부인하고 있지만 그렇게 믿었던 안보의 책임자가 아니었던가. 아무튼 당시의 사실을 명명백백하게 수사해서 국민에게 밝혀야 할 것이다. 그리고 잘못이 있다면 일벌백계의 심판이 있어야 할 것이다. 안보를 팔아 국정을 농단하거나 정권에 빌붙어 국민을 적으로 돌리는 행태는 파렴치한 범죄일 뿐만 아니라 사실상 ‘이적행위’에 가깝기 때문이다.

최근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 작업이 조금씩 동력을 잃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청와대 내부의 핵심 참모들에 대한 신뢰가 많이 떨어진 것이 주된 요인일 것이다. 인사 논란은 지금도 크게 달라지지 않은 듯 보인다. 게다가 핵심 수석비서관의 비리 연루설은 상황을 더 심각하게 자극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북핵과 외교적 현안까지 우리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자칫 내우외환의 태풍이 ‘적폐청산’이라는 시대적 과제마저 쓸어버리는 것은 아닌지 걱정부터 앞선다.

이런 상황에서 검찰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적폐청산은 문재인 정권을 위한 것이 아니다. ‘낡은 시대’를 끝내고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나아가자는 국민적 바람이었으며 결국 국민 모두를 위한 ‘시대적 과제’가 아니던가. 그렇다면 큰 방향은 집권세력이 주도하겠지만 그 구체적 수순은 결국 검찰의 몫이다. 법과 제도로 문제를 풀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검찰의 수사선에 오른 국정원 연루자들이 잇달아 목숨을 끊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를 기회로 뭔가 판을 바꿔보려는 ‘저항의 움직임’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이럴수록 검찰은 좀 더 정교하게 접근해야 한다. 자칫 반격의 빌미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시간은 최대한 빨라야 한다. 언제든 돌발변수가 생길 수 있으며 정쟁으로 비화돼서 국민적 피로감까지 가중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년 6월은 지방선거가 있다. 따라서 이제부터는 ‘정교한 속도전’에 나서야 한다. 요즘 부쩍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문무일 검찰총장과 윤석열 지검장의 단호한 의지에 작은 희망을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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