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정원 댓글과 수사, 그 방해가 던져준 암흑상
[사설] 국정원 댓글과 수사, 그 방해가 던져준 암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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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초대 검찰총장인 문무일 총장이 동료 검사의 주검 앞에서 세 시간 가량 조문한 후 말없이 떠났다는 기사 보도가 났다. 국정원 댓글 수사 은폐 혐의를 받고 있던 변창훈 서울 고검 검사가 법원의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고, 이에 문 총장은 검찰수장으로서 동료였던 고인에게 애도를 표하기 위한 자리였다. 이 같은 조문 사실과 함께 문 총장이 빈소에서 남긴 “비통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는 말 한마디는 보기에 따라 대한민국 국가기관과 공무원의 권력 속성의 이면을 속속들이 드러내는 장면으로 현실감이 있다.

권력은 정당해야 한다. 정정당당한 경쟁을 통해 세워진 정권이 훌륭한 국정을 펼쳐 국민의 호감과 선택을 받아 정권을 유지하는 것은 바른 일이다. 그 노력들은 마땅히 대한민국의 발전과 국민행복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그럼에도 정권이 연장 속셈으로 국가기관과 공무원을 불법 동원해 의도적으로 정치와 사회현상을 조작하는 것은 명백히 반(反)민주주의적 작태인 것이고, 또 국가기관이나 공무원이 정권의 시녀노릇을 하는 것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현재 검찰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댓글사건은 이명박 정부 때 일어난 사건이다. 일부 정치권에서는 이전정부에서도 국가정보기관 등을 이용해 정권 반대파들에게 족쇄를 채우는 댓글이 있어왔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정치 댓글이 사건화되고 검찰의 수사를 받게 된 것은 이 정부가 들어서고부터다. 과거정권이 우리 국가·사회에서 일어나는 정상적인 정치 흐름을 왜곡시키기 위해 국가기관을 이용해 가짜뉴스를 퍼트리거나 정치 조작한 것이 드러난 이상, 국정원의 정치댓글사건과 그 방해 공작까지 발본색원하고 관계자들을 단죄하는 일은 너무나 당연하다.

국정원의 댓글사건에 더해 군부대의 정치 댓글 관여사건이 우리 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최근 검찰의 수사선상에 오른 피의자들이 잇달아 극단적인 선택을 해 검찰이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권력을 지향하는 국가기관이나 일부 공무원이 정권의 입맛을 맞춰 권력의 시녀로 전락한 탓에 발단된 사건이 지금과 같은 정치 댓글 사건이다. 특정 정권의 불법 권력 놀음에 놀아난 국정원 댓글과 수사 방해 같은 반(反)민주적 암흑상이 이 땅에 재현돼서는 안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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