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겸재 정선의 ‘해악전신첩(海嶽傳神帖)’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뉴스천지)

정선, 산천 사실적으로 그린 조선 대표 화가
청자 2건·불화 3건·고서적 1건도 후보에 올라

[천지일보=지승연 기자] 진경산수화(眞景山水畵)의 대가 겸재 정선(謙齋 鄭敾, 1676~1759)의 명화 5점이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 예고됐다.

27일 문화재청(청장 김종진)에 따르면 ‘정선 필(筆) 해악전신첩(海嶽傳神帖)’ ‘정선 필 경교명승첩(京郊名勝帖)’ ‘정선 필 풍악내산총람도(楓嶽內山總覽圖)’ ‘정선 필 청풍계도(淸風溪圖)’ ‘정선 필 여산초당도(廬山草堂圖)’가 보물로 지정될 예정이다.

정선은 조선 후기 진경시대(眞景時代)를 대표하는 화가로, 진경산수화의 화법을 완성한 장본인이다. 진경시대란 조선의 문화가 중국의 영향에서 벗어나 고유의 것을 꽃피운 시기를 의미한다.

조선 문화의 본질은 평화·애경을 기본으로 하는 자연 친화성이었다. 조선의 산천을 화폭에 담은 정선은 조선 고유문화와 진경문화를 잘 표현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 겸재 정선의 ‘경교명승첩(京郊名勝帖)’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뉴스천지)

이번에 보물로 지정 예정된 5점의 그림은 모두 간송미술문화재단(간송재단) 소장품이다.

간송재단은 지난 10월 7일 문화재청과 협약을 맺었다. 협약 내용은 국가지정문화재 지정확대를 통해 재단 소유의 작품을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하고 국민에게 공개하겠다는 것이었다.

이 협약을 통해 정선의 그림 5점과 더불어 ‘청자 음각환문 병(靑磁 陰刻環文 甁)’과 ‘청자 양각도철문 정형향로(靑磁 陽刻饕餮文 鼎形香爐)’ 청자 2점도 보물에 지정 후보에 올랐다.

‘해악전신첩’은 정선의 1747년 작품으로 금강산의 경치를 21폭에 담아낸 화첩이다. 정선이 사망한 1759년에 완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경교명승첩’은 서울 근교와 한강 변의 명소를 그린 산수화다. 조선후기 대표 시인 이병연(李秉淵, 1671~1751)의 글이 함께 써진 작품으로, 청록채색법을 사용한 정선의 대표작이다.

▲ 겸재 정선의 ‘청풍계도(淸風溪圖)’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뉴스천지)

‘풍악내산총람도’는 가을 금강산의 절경을 한 폭의 면에 표현한 작품으로, 정선이 그린 다른 금강산도와 달리 녹색·황색·적색 등 다양한 색을 활용해 대상을 표현했다. 서울 백악산 청풍계에 있던 안동김씨 김상용(金尙容, 1561~1637)의 고택을 그린 ‘청풍계도’는 그 크기가 2m에 달한다.

마지막으로 ‘여산초당도’는 중국 강서성에 있는 여산(廬山)에 은거한 백거이(白居易, 772~846)의 일화를 바탕으로 그린 그림이다. 4개의 그림이 조선의 산천을 직접 보고 그린 그림이라면, 이 작품은 상상을 토대로 그려졌다.

한편 문화재청은 간송재단 소장품 7건 외에 사찰에서 도난당한 후 다시 찾은 불화 3건과 15세기 고서적 1건도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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