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 나주시 영산포 본정통 일본인 지주 가옥. (제공: 한국천연염색재단) ⓒ천지일보(뉴스천지)

18일∼22일까지 천연염색 전시로 접근성 향상 계기 마련

[천지일보 나주=이진욱 기자] 나주시천연염색문화재단(이사장 강인규)에서는 ‘청출어람 2017, 나주’ 행사의 일환으로 이달 18일부터 22일까지 일제 강점기 때 나주 영산포에 지은 일본인 지주가옥에서 천연염색 작품을 전시한다고 14일 밝혔다.

일본인 지주 가옥은 일제 강점기 때 일본에서 나주에 이민을 와서 크게 성공한 일본인 구로즈미 이타로(흑주저태랑·黑住猪太郞)의 집으로 영화 ‘장군의 아들’을 촬영했던 나주 영산포 본정통 근처에 있다.

구로즈미 이타로는 1905년 영산포에 도착해 불과 4년만인 1909년 영산포에서 제일가는 지주가 됐으며 1935년경에 일본에서 각종 자재를 가져와서 현재의 집을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방 후 적산가옥(해방으로 일본인이 한반도에서 철수하면서 정부에 귀속됐다가 일반에 불하된 일본인 소유의 주택)으로 선교사가 매각해 보육원으로 운영했고, 1981년 개인이 매입해 주택으로 사용했다.

나주시는 2009년 근대건축물 역사보존 차원에서 이 가옥을 사들여 2013년에 복원한 후 찻집과 문화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일본의 전형적인 농촌 주택을 본떠 만든 이 집은 현재 그대로 보존돼 있다.

널찍한 마당과 정원, 청기와에 2층형 구조, 다다미가 깔린 방이 한눈에 일본풍임을 알 수 있게 돼 있다.

이곳에는 권순남, 김미경, 노미란, 박은혜, 서미경, 신문순, 양미영, 윤귀옥, 정경화, 정명아, 한은미 작가 등 11명의 천연염색 작가 작품이 전시된다.

전시와 관련해 나주시천연염색문화재단 허북구 국장은 “일본인 지주 저택에는 화합 차원에서 일본 작가 수십 명에게 이메일로 전시를 제의했으나 일부 작가들이 반일 감정을 우려해서 한국 작가 작품을 전시하기로 한 사연이 있다”고 했다.

허 국장은 또 “구로즈미 이타로 가옥은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역사 교육 및 관광자원 가치가 높은 만큼 천연염색 전시회를 통해 화제가 되고, 관람객도 많이 방문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전시를 기획하게 됐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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