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대우건설 본사 사옥. (출처: 뉴시스)

산은, 이르면 금주 매각 공고
국내·외 10여 군데 업체 관심
일각에선 매각에 회의적 시각
큰 덩치·경기 침체 우려 부담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올해 국내 인수·합병(M&A) 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대우건설 매각이 본격화될 가운데 흥행에 성공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대우건설의 매각 공고를 이르면 이번 주에 낼 예정이다. 오는 11월 예비 입찰에 이어 올 연말이나 내년 초에 매각 작업을 마무리하는 게 산은 측의 계획이다. 산은은 이미 매각 주간사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와 미래에셋대우에서 실사보고서를 전달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산은은 지난달 말에 매각공고를 낼 예정이었으나 추석 연휴 이후로 미룬 상태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3분기 대우건설이 국내외에서 수주한 실적을 반영해 ‘몸값’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하고 있다.

산업은행이 매각을 추진하는 대상은 사모투자전문회사인 KDB 밸류 제6호를 통해 보유 중인 대우건설 보통주 2억 1100만주(지분율 50.75%)다.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인수에 투자한 비용은 총 3조 2000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0년 산업은행이 대우건설을 인수할 당시 1만 2102만여주를 주당 1만 8000원씩 2조 1785억원에 인수한 데다 이후 1조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한 금액을 합한 것이다.

하지만 대우건설 주가가 많이 내려가 있어 매각가는 2조~3조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산은이 제시한 적정 주가는 주당 1만 3000원이지만 현재 7200원을 오르내리고 있다. 최대 3조원에 매각하더라도 산은으로서는 손해가 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재 국내외 업체 10여 군데가 대우건설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잠재 후보군으로는 현금 유동성이 좋은 부영, 호반건설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해외에선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사우디아람코와 말레이시아 페트로나스 등이 잠재 후보군이다.

쌍용건설이 중동 국부펀드인 두바이투자청에 매각된 후 2015년 3월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벗어난 선례가 있는 만큼 해외 매각 가능성도 있다. 대우건설의 건설공사에 대한 폭넓은 경험과 성장성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대우건설은 지난해 잠재적 부실로 지목된 미청구공사 대금을 손익에 반영하는 등 빅배스 이후 해외 부문 원가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국내 주택경기 호황으로 올 상반기 4780억원 규모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기업가치를 높여왔다.

‘최순실 낙하산’ 의혹을 받은 박창민 전 대우건설 사장이 최근 사퇴하면서 오너리스크도 해소됐다. 또한, 대우건설은 지난 8월 조직개편으로 군살을 뺐다. 기존 11본부, 1원, 2실, 50담당, 101팀을 8본부, 1원, 37실, 98팀으로 재편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대우건설 매각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있다.

시공능력평가 3위, 연매출 11조원에 달하는 대우건설의 규모가 인수업체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의 건설 경기의 침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데다 대우건설의 규모가 워낙 커 인수에 부담감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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