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유리정원’ 스틸. (제공: 리틀빅픽쳐스)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1996년 시작해 매년 10월 전 세계 영화인의 시선을 집중시키는 부산국제영화제의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12일부터 21일까지 열흘간 부산 영화의 전당을 포함한 5개 극장 32개 상영관에서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가 개최된다. 올해에는 75개국의 300편의 영화가 영화팬들을 찾는다.

게다가 ▲월드 프리미어 부문 100편(장편76, 단편24) ▲인터내셔널 프리미어 부문 29편(장편25, 단편5) ▲뉴커런츠 상영작 10편 등 모두 75개국 298편 ▲월드+인터내셔널 프리미어 130편으로 총 430여편의 영화가 준비돼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여성 파워가 강세… 개·폐막작 모두 여성 감독

영화제 최초로 여성 감독 작품이 영화제의 개막작과 폐막작으로 선정됐다. 개막작은 신수원 감독의 ‘유리정원’이며, 폐막작은 대만의 여성 감독 실비아 창의 ‘상애상친’이다. 여성 감독 작품이라는 의미뿐 아니라 두 작품 모두 높은 완성도를 보여 주목받고 있다.

신수원 감독의 신작 개막작 ‘유리정원’은 숲속의 유리정원에서 엽록체를 이용해 인공혈액을 연구하는 과학도 ‘재연(문근영)’이 아이템을 도둑맞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미스터리 드라마다.

폐막작 ‘상애상친’은 임종을 맞이한 노인 곁에 있는 노인의 아내, 둘째 부인과 딸 등 각 세대를 대표하는 세 여성의 삶을 통해 중국 근현대사를 은유적으로 드러내며 모든 사람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드라마다.

▲ 고 김지석 부산국제영화제 부집행위원장(수석프로그래머). (출처: 뉴시스)

◆아시아영화와 고(故) 김지석 수석프로그래머

지난 5월 고인이 된 김지석 수석프로그래머가 보여준 아시아영화에 대한 애정과 열정을 이어간다. 고인을 추모하고 그 정신을 이어가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우선 한국과 아시아영화인들의 마음을 담은 추모행사를 영화제 기간 중인 15일에 진행되며, 고인을 추모하는 영화인들의 애정을 담은 책자가 발간된다.

또한 고(故) 김지석 수석프로그래머가 생전에 준비하던 아시아독립영화인 네트워크 ‘플랫폼부산’을 런칭한다. 14일부터 18일까지 진행되는 플랫폼부산은 아시아영화의 허브를 자처해온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아시아독립영화인들이 서로 교류하며 경험을 나누는 과정을 통해 공동성장을 모색하고자 신설됐다. 별도의 다양한 세미나, 포럼, 워크숍과 소모임을 통한 교류의 기회가 제공된다. 아울러 ‘아시아영화의 창’에 초청된 월드프리미어 영화를 대상으로 ‘지석상(Kim Jiseok Award)’이 신설됐다.

◆관객 기다리는 풍성한 한국영화

갈라 프레젠테이션 ‘나비잠(감독 정재은)’을 비롯해 뉴 커런츠 3편,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부문 16편, 한국영화의 오늘-비전 부문 11편 등 한국영화는 풍성하다.

파노라마 부문 16편 중 8편은 미개봉작이다. 전수일, 오멸, 방은진, 신연식, 민병훈, 김성호, 박기용, 고은기 등 여러 중견 감독들이 신작을 내놓았다. 류승완 감독은 ‘군함도’ 개봉판에서 19분 정도가 추가된 ‘군함도: 감독판’을 국내에서 처음 선보인다. ‘용의자X(2012)’로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던 방은진 감독은 영화 ‘메소드’로 다시 레드카펫을 밟는다.

뉴 커런츠엔 아시아영화펀드(ACF)에서 후반 작업지원을 받은 ‘살아남은 아이(감독 신동석)’를 비롯해 ‘죄 많은 소녀(감독 김의석)’, ‘물속에서 숨 쉬는 법(감독 고현석)’ 등이 선정됐다.

비전 부문엔 영화 ‘가시’로 뉴 커런츠부문에 선정됐던 김중현 감독의 두 번재 장편 ‘이월’, ‘환절기’로 지난해 뉴 커런츠에 선정돼 관객상을 받았던 이동은 감독의 ‘당신의 부탁’ 등이 선정됐다.

▲ 영화 ‘안녕 카트만두’ 스틸. (제공: 부산국제영화제)

◆다양한 아시아 영화 한 자리에

인도와 필리핀 영화를 빼곤 아시아영화를 논할 수 없다. 올해도 역시 인도와 필리핀의 신인 감독의 작품이 다수 초청된다. 아시아 영화의 창에서 상영하는 네팔에서 온 영화 ‘안녕, 카트만두’와 단편 경쟁에 초청된 ‘호기심 소녀’가 있고, 자기 색깔을 지닌 영화들을 꾸준하고 작업하고 있는 태국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국가 감독들의 작품들도 다수 초청됐다.

◆영화, VR 만나다

부산국제영화제는 바른손과 함께 주최하는 ‘VR CINEMA in BIFF’를 런칭한다. 전 세계에서 출품된 30여편의 화제작을 무료로 만나볼 수 있는 VR CINEMA 전용관이 영화의 전당 1층에 조성된다. 또한 포럼 등 VR 산업의 현황을 진단하고 미래를 전망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부산국제영화제 측은 “아시아 VR 영화의 제작 활성화와 생태계 조성을 위한 플랫폼서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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