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서울 중구 소재 대형백화점 내 ‘2017쇼핑관광축제-코리아세일페스타’ 문구거 적힌 현수막이 걸린 모습이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정부가 야심차게 미국의 최대 할인행사인 ‘블랙프라이데이(블프)’를 본떠 기획한 국내 최대 쇼핑관광축제 ‘코리아세일페스타’. 이 행사는 산업통상자원부가 내수활성화와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지난달 28일을 시작으로 오는 31일까지 마련했다.

하지만 행사 시작 8일째인 5일 서울 중구 소재 대형백화점 두 군데에서는 코리아세일페스타 행사 열기를 전혀 감지할 수 없었다.

입구와 매장 내 곳곳에 영어로 ‘세일’이나 ‘코리아세일페스타’ 문구의 플래카드만 걸려 있을 뿐, 이 행사에 대해 설명이나 소개하는 문구는 전혀 찾아볼 수가 없었다. 때문에 이 행사가 무엇인지 알고 찾아오는 손님은 20명 중 하나 있을까 말까였다.

부산에 거주하는 40대 김모(남)씨는 “그런 행사가 있는 줄도 모르고 왔지만, 곳곳에 있어도 눈에 들어오지도 않고 신경도 쓰지 않았다. 할인해도 평소랑 크게 다르지 않아서 더 와닿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 5일 서울 중구 대형백화점 입구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

바로 근처 다른 대형백화점은 그나마 플래카드에 친절하게 ‘2017쇼핑관광축제’라는 문구가 하나 더 달려 있어서 그나마 행사를 하는 것은 인식할 수 있었다.

문제는 행사를 해도 할인율이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 백화점 내 의류매장의 한 직원도 “브랜드별로 할인율이 다른 데다 최고 할인율도 평소와 비슷하다. 다만 좀 더 많은 브랜드가 세일하고 있다는 정도”라며 인정했다.

▲ 5일 서울 중구 대형백화점 입구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

의류는 최대 40% 세일이라는 문구도 보이지만 일부상품은 제외라는 단서가 달려 있다. 신발이나 구두는 10~20%, 의류는 30% 정도로 대부분 세일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이는 행사 이전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다만 행사로 인해 달라진 것이라고 느끼기에는 제품 구입 시 파우치, 양말 등의 사은품을 준다는 것 정도였다.

서울에 거주하는 50대 박모(여)씨는 “할인율이 절반 이상은 돼야 행사를 한다는 게 확 느껴지지, 이 정도로 블프 행사에 비교하는 건 억지다”라고 꼬집었다.

결국은 할인율이 평소와 다르지 않기 때문에 ‘코리아세일페스타’라는 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얘기다.

▲ 5일 서울 중구 소재 대형백화점 의류매장에 30% 세일이 적혀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홍보에도 문제가 있어 보인다. 백화점 바로 앞 사거리에서 전광판에 마침 이번 행사 영상광고물이 30~40초 정도 나오지만, 대체 무엇을 말하고 있는 광고물인지 알 수가 없다. ‘백화점 내부 모습을 홍보하고 있나’ 생각밖에 들지 않을 정도로 이번 행사라는 것을 인지하기엔 부족해 보인다.

두 대형백화점은 현재는 긴 명절로 인해 내국인은 적고 외국인이 많이 찾고 있다. 약간은 한산한 듯 하면서도 살짝 북적거리기도 했다. 명절이 지나면 그래도 행사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백화점 내 한 직원은 “연휴가 워낙 길다 보니 다들 해외여행을 간 사람들도 많고, 길도 많이 막히고 하다 보니 국내 분들이 적게 온 것 같다. 하지만 연휴가 끝나면 국내 분들도 많이 찾을 것으로 기대해본다”고 전했다.

정부가 이 행사를 위해 50억원이 넘는 예산을 편성했지만, ‘블랙프라이데이’에 버금가는 국내 최대 할인행사라고 불리기에는 아직은 부족한 점이 너무나 많아 보인다.  

▲ 5일 서울 중구 대형백화점 내부에 ‘세일’과 ‘코리아세일페스타’ 문구의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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