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 나주시 금성관 앞 한 카페에서 김미선 두레박협동조합 이사장이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직원과 조합원은 제2의 가족, 가족과 함께하는 추석 즐거워”
“가공식품 개발·출시로 더 성장해 더 많은 결식아동 도울 것”

[천지일보 나주=이진욱 기자] 추석 연휴 기간에도 쉴 새 없이 더욱 분주한 나날을 보내는 이들이 있다.

전남 나주시의 ‘두레박협동조합’ 이사장인 김미선(49)씨는 “연휴에 일하시는 분의 반찬을 책임져야 한다. 당일 식자재 공급과 위생 상태 확인을 위해선 추석에도 일해야 한다”며 “가족을 만나는 추석을 제외하고는 공휴일에도 일한다. 연휴에도 일하는 것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김씨는 최근 기자와 만나 지난 2014년 10월 탄생한 사회적 기업인 두레박의 설립 배경과 하는 일 등에 소개했다.

두레박은 올해 9월 고용노동부로부터 사회적 기업으로 인정받아 지원을 받게 됐다. 2016년 나주시 결식아동급식지원 위탁사업자로 지정된 두레박은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고객에게 제공하고자 지역농산물로 정직한 반찬을 만들어 단체위탁 급식을 전문으로 하고 있다.

두레박은 성북지역아동센터, 나주시노인복지센터 등 수익금 일부는 결식아동과 노인 무료급식비 등으로 사용하고 있다. 지난해엔 공공일자리사업 활성화와 일자리박람회 참여업체로 선정돼 같은 해 7월 행정자치부로부터 착한가격 모범업소로 지정됐다.

▲ 두레박협동조합은 매월 전남 나주시 지역아동센터에 무료로 반찬을 지원하는 등 지역에서 활발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김미선 이사장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제공: 두레박 협동조합) ⓒ천지일보(뉴스천지)

특히 두레박은 사회적 취약계층인 노인 일자리 창출에도 힘쓰고 있다. 현재 10명의 직원이 가족처럼 일하고 있는데, 이 중에는 취약계층인 결혼이주여성과 어르신도 조리실에서 일하거나 배달원으로 일하고 있다.

그는 “제넷이라는 필리핀 여성이 있는데 여러 사정으로 힘든 상태에서 입사했다. 지금은 얼마나 밝아졌는지 몰라요”라며 “의사소통도 잘되고 어찌나 성실한지 다른 직원 1000명과도 안 바꾼다고 말하고 다녀요”라고 강조했다.

이어 직원 한 명 한 명에 대해 “이 분들은 제 가족이나 다름없다”며 “직원들도 외롭게 집에서 추석을 보내느니, 함께 일하는 것이 더욱 행복하다고 말하는 이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전 7시면 출근한다고 했다. 조리실에 들러 음식재료 상태를 둘러보고 점검하는 일부터 시작해 설거지나 직접 반찬 만들기에도 동참하고, 기업이나 공공기관에 가서 기업을 홍보하고 협약을 성사시키는 일도 병행한다.

전남문화관광해설사로 일한 김씨는 “저는 전문기업인도 아니고 경영인도 아니다. 처음에 조합원이 모여 우리 지역 농산물을 활용하고 판매를 돕는 의미 있는 일을 해보자고 해서 시작한 일이 이렇게 커질 줄 몰랐다”면서 “처음에 오픈하고 몇 개월간 직원 월급도 주지 못할 상황이 있었지만, 조합원과 주변에서 도와주니 가능한 일이 됐다”고 미소를 지었다.

성공하지 못할 것이란 주변의 부정적인 시각 속에서도 두레박은 1년 매출이 1억 8000만원을 넘는 유망 사회적기업으로 부상했다.

특별한 성공 비결을 묻자 “모든 것이 조합원과 직원들 덕분”이라며 “특히 우리 기업은 남도음식 명인이 직접 조리하고 지역농산물 상태, 위생, 맛까지 고객 평가단을 운영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무엇보다 우리 직원이 기업의 비전과 가치를 알고 서로 격려하며 화합하기 때문”이라며 “첫째도 둘째도 사람이 중심인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가장 보람 있는 일에 대해선 “고객에게 전화가 오면 도시락(반찬)에 무슨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깜짝 놀랄 때가 있다”면서 “하지만 대부분 정말 맛있게 먹었다고 전화까지 해주시는데 이럴 땐 눈물이 날 때도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요즘 더욱 마음이 바쁘다고 했다. 최근 배와 곰탕을 활용한 5가지 가공식품 개발에 성공해 내년 상반기쯤이면 출시한다고 귀띔했다.

이어 “직원들 월급을 줄 수 있는 수준까지 이르렀기 때문에 초심을 잃지 않고 사회적 가치를 업그레이드해 모범 모델사례를 만들고 싶다”며 “이 사업이 성공하면 더 많은 결식아동과 노인들을 도울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직한 건강 반찬으로 지역에 소외된 이웃에게 더 많은 사랑을 전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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