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 김장겸 사장(왼쪽)과 KBS 고대영 사장이 지난 1일 오후 서울 63빌딩에서 열린 방송의날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던 중 노조원들의 퇴진 요구를 받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방송 사유화해 정치색 표출
낙하산·정권나팔수 오명 자초

[천지일보=박정렬 기자] KBS와 MBC 기자들, 일부 보직간부들이 4일 0시부로 파업에 들어갔다. 이들은 KBS·MBC 사장과 경영진이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편향돼 공영방송으로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며 경영진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낙하산으로 와서 공영방송을 파국으로 치닫게 했다’는 비판을 듣는 공영방송 경영진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MBC 김장겸 사장, 체포영장 발부돼 쫓기는 몸

김장겸 MBC 사장이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제54회 방송의날 행사에 참석했다가 행사가 끝나기도 전에 화물승강기를 이용해 건물을 빠져나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서울서부지검이 김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다.

MBC에서의 부당노동행위와 관련해 고용노동청이 김사장을 소환했지만 5차례나 응하지 않아 결국 검찰을 통해 체포영장을 청구한 것이다. 지난달 22일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은 국회에서 “MBC 특별근로감독 결과, PD와 기자들을 스케이트장, 주차장 관리로 보내는 등 상식 밖의 부당노동행위가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8월에는 MBC 블랙리스트라 불리는 ‘카메라기자 성향 분석표’ 문건의 존재가 드러나면서 논란이 있었다. 이 블랙리스트를 만든 시기가 마침 김 사장이 2013년 7월 보도국장으로 취임한 직후여서 당시 김장겸 보도국장이 주도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일고 있다.

김 사장은 정치부장 시절 각종 정치 이슈와 선거 관련 보도를 편파적으로 지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의혹’을 여야 공방으로 다루고 청와대 해명 전달에만 급급했으며, 한미FTA 반대 집회 보도 누락, 장관 인사청문회 의혹 축소 등 철저한 친정부적 행보를 보였다는 지적이다.

2012년 대선에서 ‘안철수 후보 논문 표절 의혹’을 아무런 검증 없이 보도한 사례는 ‘MBC 사상 기념비적인 대형 오보’라고 희화되고 있다. 하지만 MBC는 김장겸 정치부장을 2013년 봄에 보도국장으로 승진시킨다.

김장겸 당시 보도국장은 그 해 5월 ‘국정원 대선 개입 댓글 사건’을 누락시켰으며 구속 기소된 원세훈 국정원장에 대해서는 기본적인 스트레이트 기사조차 다루지 않았다. 자신이 직접 지시한 기획리포트에서는 ‘문재인 의원이 변호사를 겸직하고 있다’는 또 한번의 오보를 냈으며 세월호 침몰 사고 당시, 편집회의에서 실종자 가족에 대해 ‘깡패’ 운운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KBS 고대영 사장, 민주당 도청사건 연루

고대영 KBS 사장은 2011년 6월 23일 있었던 민주당 도청사건 당시 KBS 보도본부장으로 있었다. 지난 6월 뉴스타파는 ‘당시 도청 자료를 한나라당 한선교 의원에게 전달한 인물이 고대영 사장’이라고 취재결과를 밝혔다.

고 사장은 2011년 9월 현대차 골프접대 논란으로 사퇴했다가 2014년 KBS의 자회사 사장을 거쳐 2015년 11월 KBS 사장 자리에 올랐다.

사장 취임 후 국민들의 수신료로 운영하는 공영방송임에도 비평 프로그램을 폐지하거나 상업화 목적 자회사 설립, 영화 ‘인천상륙작전’에 제작비 30억원 투자, 인천상륙작전 보도 지시 거부 기자 징계, 국정감사장에서 보도본부장에게 답변 거부 지시, 도박이나 프로포폴 관련 연예인 출연금지 해제 등 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 문재인 대통령을 공산주의자라고 해 명예훼손으로 재판에 넘겨진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지난달 3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고영주 이사장“ 문재인은 공산주의자”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장은 2013년 1월 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애국시민사회진영 신년하례회’에서 부림사건을 공산주의 운동으로 폄하했고 더 나아가 “당시 변호사로 있었던 문재인을 공산주의자라 확신한다”는 발언을 한 인물이다.

부림사건은 영화 ‘변호인’에서 그려졌듯이 부산지역 최대의 용공조작 사건으로서 당시 수사과정에서 고문 등의 인권유린이 있었다는 증언이 있었다. 고 이사장은 공안검사 출신으로서 부림사건 당시 담당검사다.

‘문재인 공산주의자’ 발언과 관련해 지난달 31일 열린 1차 공판에서 고 이사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공산주의자가 맞다”고 거듭 주장하고, 허위 사실 적시 혐의로 자신을 기소한 검찰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방송문화진흥회는 MBC의 최대 주주로서 MBC 사장을 임명하는 권한이 있다. 김장겸 현 MBC 사장도 지난 2월 23일 방문진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MBC 사장에 임명됐다. 당시 박근혜 정부에 비판적인기자들을 억압하고 방송계를 장악하기위해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낙하산으로 보냈다는 말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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