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후 세종특별자치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교육부ㆍ문화체육관광부 핵심정책 토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북한, 도발 수위만 점점 높여
당분간 대화 분위기 힘들 듯
야당 “나약한 유화론” 비판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북한의 도발이 계속되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안보 정책을 놓고 사면초가에 몰린 형국이다.

당초 대북정책의 기조를 ‘대화와 압박’으로 정하고 북한에 거듭 대화를 제안해왔지만, 북한의 연일 계속되는 ‘마이웨이식 도발’에 대북 대화는 시동조차 걸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일본이 한국을 한반도 정책에서 배제시키는 ‘코리아 패싱’ 논란도 다시 불거진 상황이다. 

북한은 지난 26일 강원도 깃대령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를 3발 발사한 데 이어 사흘 만인 29일 일본 상공을 관통하는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급인 ‘화성-12형’ 미사일 발사로 대형 도발을 일으켰다.

도발 수위를 단계적으로 높여가면서 문 대통령의 대화 제의를 보란 듯 걷어찬 것이다. 사실상 남북 대화를 염두에 두지 않는 모습이다.

단거리 발사체 발사 당시 저강도 도발에 방점을 찍고 대화 분위기로의 전환 가능성에 주목하던 문 대통령과 청와대의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졌다. 미국과 일본이 강력 반발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는 내용의 의장성명을 채택하는 등 국제사회는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문 대통령도 강력한 대북 응징 능력 과시를 지시하면서 강력 대응 태세로 전환했다. 그러면서도 대화의 문은 여전히 열어 놓겠다는 입장이지만, 북한이 그간 도발 행태로 볼 때 당분간 대화 분위기 조성은 쉽지 않아 보인다. 

이런 가운데 ‘코리아 패싱’ 논란도 문 대통령을 괴롭히고 있다. 북한의 화성-12형 미사일 발사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전화통화로 대응 책을 논의하고 공조 의지를 다진 데 반해 문 대통령과 통화는 없었던 것이다. 

문 대통령이 30일 아베 총리와 전화통화를 갖고 북한에 대한 압력을 극한까지 높여 북한 스스로 먼저 대화의 장으로 나오게 해야 한다는 의견을 교환했으나 코리아 패싱 논란은 피해가지 못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30일 국회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문 대통령은 전 세계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해 규탄하며 대북 제재 공조를 강화하고 있는 와중에도 ‘대화와 압박을 병행하겠다’는 비현실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다”며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와는 따로 가는 외톨이가 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전날 북한 미사일 도발에 대해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있었지만, 그럴수록 반드시 남북관계의 대전환을 이뤄야 한다”고 언급한 점에 대해서도 “비현실적인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문 대통령을 겨냥, “변화된 현실을 직시하지 못한 나약한 유화론은 햇볕정책이 아니다”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무조건 대화 노선이 대화를 가져오는 것이 아니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는데도 대화만 얘기한다면,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다”며 “나약하게 대화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강인하게 대화를 견인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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