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뇌물 공여 등 혐의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5년을 선고 받은 뒤 서울구치소로 이동하는 호송차량에 오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집유로 ‘경영 복귀’ 희망 무산
내년 대법원서 형량 최종 확정

징역 5년 실형에 삼성 초상집
리더십 공백 영향 크지 않을 듯

대규모 ‘신사업·M&A’ 난항 예상
브랜드 이미지·위상 추락 불가피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결국 법원으로부터 징역 5년 실형 선고를 받으면서 삼성의 리더십 공백의 장기화가 불가피해졌다.

최소 집행유예 선고를 받아 출퇴근 재판을 받더라도 이 부회장의 조속한 경영 복귀를 희망한 삼성의 간절한 바람은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 2월 17일 구속된 이 부회장은 서울구치소에 계속 수감되게 됐다. 향후 삼성 측의 항소, 상고로 대법원까지 갈 가능성이 거의 확실시 되는 만큼 이 부회장의 유·무죄 여부는 내년 상반기에 최종 확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반도체의 호황과 지난 24일 미국 뉴욕에서 공개된 하반기 전략폰 ‘갤럭시 노트8’에 대한 호평과 기대가 쏟아졌지만,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의 1심 실형 신고로 기뻐할 수 없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 부회장이 당장 경영에 복귀하지 못하더라도 삼성의 리더십이 흔들릴 것이라고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삼성전자의 경영은 권오현 DS(디지털솔루션) 부문장·윤부근 CE(소비자가전) 부문장·신종균 IM(인터넷·모바일) 부문장 등 3명의 대표이사가 각 사업 부문을 총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이 없는 6개월 이상의 공백에도 거대한 글로벌 기업인 삼성이 큰 무리 없이 가동될 수 있는 것도 이들이 이 부회장의 경영 공백이 메우고 있어서다. 이외에도 각 계열사의 13명의 사장과 5명의 사외이사가 삼성을 이끌어가고 있는 셈이다.

다만, 이 부회장의 경영 공백이 장기화될 경우 대규모 투자의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막대한 규모의 자금이 들어가는 신사업이나 인수합병(M&A), 설비 투자 등이 총수의 공백으로 적절한 대응과 조치가 이뤄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삼성은 지난해 국내기업 사상 최대 규모인 80억 달러(약 9조 4000억원)에 미국 전장기업 하만을 인수한 이후 단 1건의 대형 M&A를 성사시키지 못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10일 대주주인 이 부회장의 재판 절차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삼성증권의 초대형 투자은행(IB) 사업 진출에 제동을 걸기도 했다.

또한, 이 부회장의 공백으로 삼성의 대외 신인도 하락이 예상된다.

‘세기의 재판’이라 불릴 만큼 국내외의 관심이 집중된 상황에서 이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 수뇌부의 실형 선고는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와 위상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는 게 중론이다. 범죄기업, 부패집단 등으로 낙인 찍혀 삼성의 대외 신인도가 추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 부회장의 장기적인 부재로 사업재편도 중단됐다. 지난해 12월 초 예정됐던 사장단 인사 역시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투기자본감시센터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재판받는 과정에서도 주가는 크게 올랐다. 신제품을 만드는 것은 삼성직원들이 하는 것”이라며 “이 부회장의 행위는 부패 문제이고 엄정히 처벌되는 게 마땅하다”고 말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