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제23대 대표회장으로 선출된 엄기호 목사. ⓒ천지일보(뉴스천지)

한기연과 통합, 종교인과세, 동성애 등 난제
“경험 바탕으로 한기총 토대 다시 세울 것”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보수 개신교계 연합체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제23대 대표회장으로 엄기호(기하성 여의도) 목사가 선출됐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는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 대강당에서 정기총회를 열고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엄기호 목사를 제23대 대표회장으로 선출했다.

선거인단 278명 중 2차 결선 투표까지 가는 접전을 펼친 가운데 기호 1번 엄기호 후보가 144표를 획득해, 기호 2번 서대천(글로벌선교회, 110표) 후보를 누르고 한기총을 이끄는 새로운 대표로 당선됐다. 기호 3번 김노아(예장성서) 후보는 오전에 실시한 1차 투표에서 3위를 차지해 결선에 오르지 못하고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한국교회연합과 통합을 찬성한 엄 목사가 새 대표회장으로 선출됨에 따라 한국기독교연합(한교연과 한교총 통합기구)과의 통합에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 24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제23대 대표회장으로 선출된 엄기호(왼쪽) 목사와 2위를 차지한 서대천 목사. ⓒ천지일보(뉴스천지)

한기총은 지난 4월 18일 법원에 의해 이영훈 대표회장이 직무가 정지되면서, 이번에 임시총회를 열고 새 대표회장을 선출했다. 엄기호 신임 대표회장은 이영훈 전 대표회장의 잔여임기인 4개월여 동안 직무를 수행한다.

4개월이라는 짧은 임기 동안 엄 대표회장이 풀어야 할 난제들이 산적하다. 당장 해결할 과제만도 한기연 통합과 종교인 과세, 동성애·동성혼 헌법개정안, 이슬람 문제 등이 쌓였다. 4개월이라는 시간은 물리적으로 충분하지 않다.

한기총의 현안 가운데 가장 관심을 받는 것은 바로 한기연과의 통합이다. 앞서 정견 발표를 통해 공약을 충실히 지켜나겠다고 밝힌 엄 대표회장은 회원교단 총무들과 연석회의를 열고 소통을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했다. 그는 한기연과의 통합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다만 한기총을 중심으로, 탈퇴 교단들이 복귀해야 한다고 주장해 통합에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엄 대표회장은 한기총 공동회장, 기하성 총회장, 한국기독교부흥협의회 대표회장 등을 역임한 경험을 살려 주요 현안을 해결할 뜻을 내비쳤다. 그는 “20여년 동안 한기총에서 많은 것을 경험했다”며 “경험을 바탕으로 한기총의 토대를 세우고 다시 일으키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의 바람이 녹록하지 않다. 9월은 한국 개신교계의 가을 정기총회 시즌이다. 교세가 약화된 한기총의 공교회 연합 사업에 각 교단들이 공감할지가 의문이다. 한국교회 주요 교단들이 가입한 한기연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또한 한기총은 10월이 되면 제24대 대표회장 선거를 준비해야 한다. 일각에서 이번 선거의 당선자는 내년 1월 정기총회에서 열리는 대표회장 선거에서 유리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한기총 대표회장으로 선출된 엄기호 목사가 4개월 임기 동안 어떤 행보를 보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 24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선거에서 선출된 엄기호(왼쪽) 목사가 당선증을 받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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