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 아이파크에서 열린 영화‘브이아이피’언론시사회에서 박훈정 감독이 질의응답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지승연 기자] 전작 ‘대호’ ‘신세계’를 통해 연출력과 스토리텔러로서의 능력을 보여준 박훈정 감독이 각본을 쓰고 메가폰을 잡은 영화 ‘브이아이피’가 베일을 벗었다.

16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 아이파크에서 진행된 영화 ‘브이아이피’ 언론시사회에 참석한 박훈정 감독은 영화 소재와 연출에 대해 밝혔다.

그동안 영화 소재로 다뤄진 적 없는 ‘기획 귀순’을 다룬 박 감독은 “영화 소재로는 생소하지만, 근현대사에서 많이 있었던 게 기획 귀순”이라며 “(영화는) 기획 귀순자가 일반적인 인물이 아닌 괴물이고 또 우리 사회의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을 때 벌어지는 일들을 담아냈다”고 말했다.

각본과 연출을 모두 맡은 만큼 인물 설정·표정과 소품 등 어느 하나 박훈정 감독의 손이 닿지 않은 것이 없다. 배우들은 자신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겠지만, 자신은 스트레스 받은 것이 없다는 게 박 감독이 전한 영화 후일담이다.

북한에서 기획 귀순을 통해 남한으로 온 ‘김광일’을 연기한 이종석은 “시나리오를 받고 어떻게 연기할지 생각해 갔지만, 감독님은 광일이 웃는 모습의 디테일도 다 생각해 놓으셨더라”라며 “어떤 장면에서는 치아를 보이게 웃고, 어떤 장면에서는 입을 다물고 미소 지으라 등 세세히 말해주셨다. 감독님이 쓴 각본이니 감독님의 요구를 따랐다”고 밝혔다.

이어 광일의 실체를 숨기려는 국정원 요원 ‘박재혁’ 역을 맡은 장동건도 “이번 영화는 인물보다 사건이 주인공인 영화”라며 “스토리 자체가 박진감이 있어 배우들이 뭘 더하기보다 빼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박 감독은 이어폰이라는 소품을 통해 인물의 성격을 담아내고자 노력했다. 극 중 광일과 남한 경찰 ‘채이도(김명민 분)’가 이어폰을 꽂고 나오는데, 광일의 이어폰은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으며 북한 생활의 따분함을 잊게 해주는 도구이고 이도의 이어폰은 타인의 간섭을 거부하는 도구로 사용했다는 게 감독이 밝힌 연출의도다.

영화 ‘브이아이피’는 한국영화 중 유일하게 ‘제74회 베니스 국제영화제’에 초청받았지만, 국내 개봉과 일정이 겹쳐 참석을 포기했다. 이에 대해 박 감독은 “몹시 가고 싶었지만, 국내 개봉 일정이 먼저 잡혀 있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밝혔다.

또 “마지막 작업이 끝나고 2~3주 만에 다시 영화를 봤는데 편집할 때와는 느낌이 달랐다”며 “장르영화인 만큼 ‘(누아르라는) 장르에 충실한 작품’이라는 평을 들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박훈정 감독의 손길이 시작부터 끝까지 묻어있는 영화 ‘브이아이피'는 오는 24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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