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실망과 무능, 독선과 포퓰리즘”
바른정당 “일머리 어설퍼 곳간 거덜 내”
국민의당 “혼란과 갈등, 신선함 혼재”
[천지일보=이지영 기자]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을 하루 앞둔 16일 야3당은 문재인 정부 출범 100일 평가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각각의 평가를 쏟아냈다.
특히 두 보수야당은 “내로남불 100일” “촛불 덕분에 어부지리 격으로 잡은 정권” “시장과 동떨어진 이념 과잉”이라는 등의 혹평을 내놓으면서 강력한 입법, 정책 투쟁을 예고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정제되지 못한 깜짝 정책 제안” “뜬금없는 대화 제안” 등의 표현을 써가며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실망과 무능, 독선과 포퓰리즘의 100일”이라고 혹평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문재인 정부 100일 평가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이 취임 이후 이른바 ‘적폐청산’에 주력한 것과 관련해 “멀리는 이승만 건국 정부에서부터 박정희 대통령의 산업화 시절을 거쳐, 최근에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한 일은 대부분 적폐이고 불의였다”며 “그런 적폐타령으로 집권했지만, 정작 지난 100일을 돌이켜 보면 문재인 정권도 과거 정권의 잘못된 행태를 극복한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모든 것을 남의 탓으로 돌리면 본인들은 올바르게 해야 할 텐데, 오히려 안보와 인사, 각종 정책에서 새로운 적폐들을 쌓아 왔다”며 “이러니 ‘내로남불 100일’이라는 말이 언론과 여론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적폐청산이라는 말은 이제 정치 보복과 이념 편향, 급진과 졸속의 대명사가 됐다”며 “촛불 덕분에 어부지리 격으로 정권을 잡았더라도 집권을 한 이상 진정으로 모든 국민을 위한 정부가 되고, 국민을 통합하는 노력을 진정성 있게 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문 대통령의 ‘대북 운전대론’에 대해서도 “운전석은커녕 조수석도 아닌 뒷자리 신세 형국 아니냐”며 “이런 식으로 북한에 대화만 구걸하고 실질적으로는 아무런 대책도 없이 세월만 보낸다면, 소위 ‘코리아 패싱’ ‘문재인 패싱’은 머지않아 현실화될지 모른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정 원내대표는 “곧 다가오는 정기국회에서 자유한국당은 이처럼 잘못된 정부정책, 내로남불식 정권의 행태를 막아내고, 자유대한민국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강력한 입법, 정책 투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한국당 정책위원회도 이날 문재인 정부 출범 100일 평가 토론회를 개최하고 조세정책을 집중적으로 검점했다.
김광림 정책위의장 권한대행은 토론회에서 “생산에 기여하려는 사람은 잘 보이지 않는다”며 “손에 기름때 묻히려드는 사람들을 북돋는 내용은 보이지 않고 완장 차고 관리하는 사람 중심으로 100일 동안 휘둘려 온 것 같다"고 말했다.
바른정당에서도 성토가 이어졌다.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는 문재인 정부 100일에 대해 “소통은 잘하는데 일머리가 어설퍼서 나라 곳간을 거덜낸다”고 평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바른정당 당사에서 열린 연석회의 ‘문재인 정부 100일 평가 토론회’에서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시장과 동떨어진 이념 과잉으로 시장에 역행하고 저소득 서민에게 재앙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바른정당 후보를 지낸 유승민 의원도 문재인 정부 100일에 의견을 보탰다.
유 의원은 이날 정오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지난 100일 동안 보여준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는 한마디로 무능(無能)이었다”며 “그 무능은 안보에 대한 확고한 철학과 전략의 부재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유 의원은 “6월 말의 한미정상회담은 동맹의 굳건한 앞날을 약속하기에는 부족한 미봉책이자 동문서답이었다”며 “또 북한이 ICBM을 발사한 직후인 7월 초의 베를린 선언은 17년 전의 6.15 선언, 10년 전의 10.4 선언으로 되돌아가 북에 대화를 구걸하는 것이었다”고 강력 비판했다.
이어 “41% 지지율로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과 문재인 정부의 사람들이 대한민국을 진정한 민주공화국으로 만들려면 과거보다 미래를 보고, 남보다 자신에게 더 엄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당은 “혼란과 갈등, 신선함이 혼재된 100일이었다”고 평가했다.
국민의당 손금주 수석대변인은 “대통령이 먼저 국민들 속으로 들어가 함께하는 모습은 신선했고, ‘갑질문화’ 엄정 대처와 검찰 등 권력기관에 대한 확고한 개혁의지 등은 집권 초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바람직한 정책방향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정제되지 못한 정책 발표와 준비 없는 추진, 현실을 무시하는 우왕좌왕 안보정책, 코드인사에 집착한 인사난맥과 검증시스템 부재 등은 오히려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갈등을 부추겼다”고 지적했다.
또한 “신고리 5·6호기 일시중단, 정부의 뜬금없는 대화 제의와 그 이후 증폭된 북한의 도발, 중소기업·소상공인 등에 대한 지원방안 마련 없는 최저임금 인상, 재정을 고려하지 않은 복지정책 등 뚜렷한 대안이 없는 깜짝 정책발표가 반복됐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지난 정부에서 같은 문제로 홍역을 치렀던 경험을 타산지석으로 삼지 못한 인사문제는 더욱 아쉽다”며 “스스로 세운 인사배제 기준은 전혀 지켜지지 않았고, 몇몇 인사에 대해서는 국민의 반대에도 임명을 강행하면서 원칙을 무너뜨렸다”고 지적했다.
또한 “주변국들과의 외교에서 전혀 주도권을 갖지 못하면서 대북관계마저 당사자로서의 주도적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전했다.
또 한편 “문 대통령은 집권 초부터 ‘대화를 통한 평화 원칙’을 천명했지만, 북한의 도발은 오히려 증가했고 사드배치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와 논쟁, 정부의 안일한 대응 등이 더해지며 국민을 더 불안하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