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경쟁으로 콘텐츠 개발·조달능력 세계 수준 못 미쳐

[천지일보=김지윤 기자] 국내 IPTV업체들이 ‘저가 경쟁’으로 가입자를 많이 유치한 반면, 수익성은 낮아 세계시장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SNL카간(Kagan)에 따르면 우리나라 IPTV시장은 지난 2000년대 초부터 사업에 뛰어든 북미나 유럽 사업자들보다 빠른 속도로 넓어지고 있다. IPTV 가입자는 최근 1~2년 사이 급증했으며, 지난해 174만 명으로 세계 4위를 차지했다. 지난달까지 가입자 수는 200만 명을 넘었으며 오는 2013년 440만 명으로 늘어나 연평균 25.7% 가량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국내 TV시장은 케이블TV가 전체 2000만 유료방송 가입자 중 약 80%를 차지하고 있으나 통신업체들이 시장에 점차 들어오면서 IPTV 가입자 수는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SNL카간 벤 르네커 수석연구원은 “한국과 일본은 2013년 가입자 수가 각각 440만 명, 300만 명이 될 것”이라며 “두 나라는 아시아에서 강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가입자 수 늘리기만으로 IPTV시장 경쟁력을 키울 수 없다는 것이 업계 측과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우리나라 IPTV사업은 경쟁국보다 수신료가 낮아 사업 수익성이 낮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수익성이 낮다는 것은 콘텐츠 개발·조달능력이 상대적으로 낮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는 이야기와도 같다.

실제 지난해 우리나라 IPTV 기업들의 매출 규모는 1억 8000만 달러에 그쳐 일본(가입자 수 약 20만 명)의 절반 정도다. 미국의 경우 우리나라보다 지난해 가입자 수와 매출액이 각각 3.3배, 20배 이상 많아 수익성이 뛰어남을 보여줬다. 국내시장은 가입자 수만 늘리기 바빴던 현실을 보여준 셈이다.

관련 업체들은 수익이 낮은 이유로 정부의 지나친 IPTV 활성화 지원정책 IPTV·케이블TV업체 간 치열한 ‘저가 경쟁’이 경쟁력 저하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국가별 IPTV 매출은 미국이 40억 1000만 달러로 1위를 차지했으며 프랑스 17억 2000만 달러, 일본 3억 4000만 달러, 홍콩 2억 6000만 달러 등이다.

한편, SNL카간은 오는 2013년 IPTV 전 세계 가입자 수가 약 5억 9700만 명에 이르고 관련 매출이 226억 20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연평균 성장률은 가입자 수와 매출이 각각 18.8%, 27.0%일 것으로 전망된다.

2003년 IPTV 가입자 수는 0.01%에 그쳤으나 지난해 4.9%로 성장했다. 또한 2008년과 2009년 사이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IPTV 가입자는 46.9%로 눈에 띄게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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