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희준 작가와 작품 ⓒ천지일보(뉴스천지)

‘하나의 진실, 평화를 향한 약속’ 특별기획전
한국·일본·미국 등 작가, 전시에 함께 참여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위안부’ 피해자 문제, 진실을 밝혀야 합니다.”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열린 ‘위안부’피해자 특별기획전에서 만난 송희준 작가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꼭 해결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하나의 진실, 평화를 향한 약속’을 주제로 마련된 특별기획전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역사적 진실을 밝히고, 폭력과 전쟁이 없는 보다 나은 미래에 대한 약속을 다짐하는 전시다. 역사적 진실을 밝히는 자료뿐 아니라 한국을 비롯한 일본, 중국, 네덜란드, 미국 작가들이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던진 ‘평화를 향한 약속’에 대한 메시지도 담겼다.

송 작가도 그의 유화작품 3점을 전시에 내놨다. 그간 작품을 위해 많은 자료를 검토하고, 고민하다보니 위안부 문제 사태의 심각성을 깊이 깨달은 것이다.

‘천개의 바람’ ‘영혼의 꽃’ ‘뿌리’ 등의 제목을 지닌 작품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아픔이 그대로 담겨 있는 듯했다. 특히 ‘천개의 바람’은 위안부 피해자가 고통을 잊지 못한 채 시간 속에 멈춰있는 것을 표현했다. 입체적인 표현 기법은 위안부 문제에 대한 메시지를 시민이 깨닫도록 도움을 주기도 했다.

송 작가는 “위안부 피해자의 아픈 상처를 모두 치료해 줄 순 없지만, 손잡아 드리고 함께 해야 한다는 마음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의 많은 작가도 역사 문제를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한다”며 “작품을 통해 시민이 사안을 더욱 이해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이창진 작가와 설치미술 ⓒ천지일보(뉴스천지)

전시에서 설치미술을 한 이창진 작가는 “우연히 위안부 관련 기사를 보게 됐다”며 “위안부 관련 문제가 단순히 한국 안에서의 문제가 아니라, 여성 인권문제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이 작가는 위안부 문제와 관련된 역사적 자료를 하나씩 찾고 공부해 갔다. 그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도 만났는데, 그들의 용기에 감동받았다”며 “힘들지만 포기하지 않고 싸워가는 것을 본 후 힘을 보태야겠다는 생각이 더욱 커졌다”고 전했다.

전시에는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이 위안부로 등록됐던 역사적 배경, 종전 후 귀환과정에 대한 내용도 담겼다.

▲ ‘하나의 진실, 평화를 향한 약속’을 주제로 마련된 '위안부' 피해자 특별전 ⓒ천지일보(뉴스천지)

먼저 위안부라는 용어는 아시아, 태평양 전쟁기(1931~1945년)에 일본군에 의해 처음 사용됐다. 일본제국은 효율적인 전쟁 수행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군인들에게 여성의 성(性)을 제공하기 위한 제도를 만들었고, 여기에 동원된 여성을 위안부라고 불렀다. 1945년 8월, 일본은 항복하고 전쟁은 끝났다. 하지만 일본군 위안부 피해 여성에게는 평화가 찾아오지 않았다.

패전한 일본군은 전쟁 중 성 착취 사실을 숨기기 위해 피해 여성들을 현지에 방치하거나 집단 학살을 자행하기도 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피해 여성들을 군간호부로 위장해 군인군속명부에 편입시켰다.

종전 후 살아남은 이들은 고향으로 돌아오기 위해 기차를 타거나 걸어 돌아왔으나, 중국 동북부 이외의 지역은 대부분 귀환선(배)을 타고 올 수밖에 없었다. 이 과정에서 조선인이나 연합군에 의해 명부가 만들어져 그 일부가 확인됐다.

명부에서는 증언을 통해 알려진 몇 명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 여성의 이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여성들은 전쟁이 끝난 후에도 오랫동안 침묵을 선택해야만 했다. ‘정조를 잃었다’는 주변의 수군거림과 차별 속에 생존하기 위함이었다. 이들은 과거의 상처를 고스란히 안은 채 평생을 정신적, 육체적 후유증으로 고통을 받으며 살아왔다.

▲ ‘하나의 진실, 평화를 향한 약속’을 주제로 마련된 '위안부' 피해자 특별전 ⓒ천지일보(뉴스천지)

그러다 1991년 8월, 고(故) 김학순 할머니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였다는 게 처음으로 밝혀졌다. 이어 황금주 할머니가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등 다른 피해 생존자들도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세월이 흘러 돌아가신 분들이 많아 현재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 등록된 할머니 중에는 오직 38명(2017년 6월 기준)만 생존해 계신다.

한편 이번 전시는 7월 3일부터 9월 3일까지 전국 순회 방식으로 진행된다. 먼저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이번 달 15일까지 열린다. 이어 전주(7월 19일~8월 5일), 대전(8월 10~19일), 대구(8월 23일~9월 2일) 등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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