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교의 덕목으로 더불어 사는 아름다운 세상 만들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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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유림총연합 안명호 총재 인터뷰

▲ 한국유림총연합 안명호 총재 ⓒ천지일보(뉴스천지)

[뉴스천지=백은영 기자] 대한민국은 다종교 사회다. 말 그대로 다양한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공존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 수많은 종교 중 하나이자 학문의 하나라고 할 수 있는 유교(儒敎)는 공자를 시조로 하는 중국의 대표적 사상이자, 공자의 가르침을 따르는 종교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유학, 유교의 가르침을 따르는 사람들을 우리는 유림(儒林)이라고 부른다.

우리나라의 유림 또한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다. 광복과 더불어 그해 10월 전국 유림이 한데 모여 유도회를 탄생시킬 정도였으나 60여 년이 훌쩍 넘은 지금 유림의 모습은 그리 밝지만은 않다. 유림 내 분규와 수난의 과정 속에서 유교의 근본이념과 사고의 개념까지도 퇴색되는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때에 유림의 대 사회적 책임은 물론, 퇴색된 유림의 타성을 혁파하고 참모습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장하며 재야 유림들의 자발적인 참여 속에 탄생한 단체가 있다.

2002년 4월 발족한 한국유림총연합(한림총, 총재 안명호)은 1932년 일제 탄압에 항거해 조국의 독립에 헌신한 유림 유생을 비롯한 애국시민들이 규합하여 창설한 구 조선유림연합회의 기본정신과 전통이념을 계승코자 새롭게 탄생된 단체다.

“신식학문은 그리 많이 배우지는 않았지만 오히려 예(禮)와 법(法), 우주의 돌아가는 이치를 배울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현 한림총을 이끌고 있는 안명호(74) 총재의 말이다. 안 총재는 경기도 양주의 평화롭고 여유 있는 중산층 농가에서 태어났지만 6․25전란으로 가옥과 재산을 전부 잃어 극심한 곤경을 겪으면서 가사(家事)를 돕게 된다. 친구들은 학교에 있을 시간, 안 총재는 가사를 도우면서 한문수학에 매진해 사서삼경을 익혔다. 그렇게 유학이라는 학문과 인연을 맺게 된 안 총재는 1962년 육군 만기제대 후 결혼하고 충남 공주향교학원 강사로 나아가 경학을 강의하게 된다.

1965~67년 유학연구회 간사를 역임하며 우주시계(宇宙時計)(儀)를 연구․제작해 특허를 얻고 과학기술회 연구보조금을 받아 제15회 국립과학전람회에 찬조출품 전시하기도 했다.


사서삼경․삼강오륜을 중시하는 안 총재와는 왠지 거리가 멀게 느껴지는 이력이다. 뿐만 아니다. 1969년에는 <천동지동설(天動地動說)의 별동이(別同異)> <표준시(標準時)와 우주시계(宇宙時計)>를 저작․등록하는 등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예법 외에도 우주의 법칙과 자연이 돌아가는 이치를 알아가는 것에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지금 세계를 둘러보면 인륜과 천륜, 도덕이 땅에 떨어진 지 오래입니다. 젊은이들은 예(禮)를 모르고, 윤리도 모르는 현실이 되었습니다.”

안 총재는 이러한 현실을 타파할 수 있는 방법을 유교의 덕목인 삼강오륜에서 찾았다. 유교의 도덕사상에서 기본이 되는 3가지의 강령(綱領)과 5가지의 인륜(人倫)을 말하는 삼강오륜은 사람이라면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에 대해 강조한다.

임금과 신하, 어버이와 자식, 남편과 아내가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를 다하고, 어른과 어린이는 차례와 질서를 지키며, 벗(友) 사이에 믿음이 있으면 분쟁도 갈등도 없다는 것이다.

한참을 이 땅에 무너진 도덕과 질서를 바로 세우는 법에 대해 설명하던 안 총재는 “혹시 ‘소강’이 뭔지 아십니까?”라며 질문을 던졌다.

우리들이 흔히 소란이나 분란, 혼란 따위가 그치고 조금 잠잠해진 상태를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라고 말하는데 이때 사용하는 ‘소강(小康)’이 원래는 유가(儒家)에서 쓰는 말이라는 것이다. 즉 이상사회(理想社會)인 대동사회(大同社會)보다 한 단계 아래로서 예(禮)와 법(法)으로 다스려지는 사회를 ‘소강’이라고 한다는 것이다.

안 총재는 ‘3년을 경작하면 1년 먹을 식량이 남아야 하고, 9년을 경작하면 3년 먹을 식량이 남아야 한다. 30년을 통틀어 비록 흉년, 한재, 수해가 있었더라도 백성들의 얼굴에 주린 빛이 없어야 천자는 음악을 들으면서 수라를 들 수 있다’는 <예기(禮記)> 왕제(王制)편을 예로 들며 다소 긴 이야기를 시작했다.

안 총재는 “백성이 3년을 경작한 후 아무 일도 하지 않고 1년을 먹을 식량이 남아있는 상태, 이것을 두고 ‘소강’이라고 한다”면서 “이런 식으로 9년을 경작해 3년을 먹고, 이런 일이 3번이 반복돼 27년을 경작한 후 백성들이 9년 동안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상태를 ‘태평성대’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한마디로 백성이 9년 동안 먹을 걱정 없는 상태, 이런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27년이라는 세월 동안 풍년이 들어야 하고, 또 이 풍년이 들기까지 임금은 백성을 돌보는 일과 하늘에 기원하기를 열심히 해야 한다. 임금이 백성을 돌보는 마음, 백성은 나라를 생각하는 마음 이런 마음들이 만연할 때 너도나도 살기 좋은 사회가 된다는 말이다.

유림의 덕목이 세상에 실현되길 바라는 안 총재이지만 유림의 상을 재창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오늘날의 시대적 정신이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시대가 변했는데 아직도 오래 전 형식을 강요할 수는 없겠죠. 그 시대의 문화에 맞는 예절과 도덕을 가르치고 일깨워 더불어 좋은 세상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죠.”

안 총재는 한림총이 사람들 사이의 무너진 예의범절을 다시 세우는 것은 물론 큰 위기에 직면해 있는 한국유림과 성균관의 인사풍토 등 부정․부패한 유림, 무능한 유림에 맞서기 위해 탄생한 만큼 신유림상을 선보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한 포부를 내비쳤다.

너와 내가 더불어 사는 세상. 서로 협력하여 선을 이루는 아름다운 세상. 이는 각자의 종교를 떠나 현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바라는 이상향일 것이다.

안 총재는 “여타의 종교에 비해 일상생활에 가장 밀접하게 연관된 종교이자 학문이기에 유교의 덕목을 통해 사람이 바로 서고, 서로를 이해하고 위하는 사회가 됐으면 한다”며 “우리(한림총)의 노력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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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의예지 2010-05-14 09:22:39
도덕과 윤리가 땅에 떨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정말 배우고 지켜야 할 것들은 이어져야 합니다.
유교의 덕목으로 사람들이 다시 더불어 아름답게 살아갔으면 합니다.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