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가정의 달이다. 5일 어린이날, 8일 어버이날, 21일은 부부의 날까지 있어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준다.

어느 일간지 보도를 보면 가족공동체가 머무르고 있는 가정이라는 공간이 잠과 식사의 장(場)으로 변질된 지 오래됐다고 한다. 겨우 잠이나 자고 눈뜨기 바쁘게 출근과 등교준비로 부산한 분위기에 익숙해져 있어 별로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불편한 현실이다.

함께할 시간이 없다 보니 대화는 꿈도 못 꾼다. 가장의 권위는 옛말이 됐고 부모자식 간에도 소 닭 보듯 한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 세태다.

부모의 따뜻한 사랑과 관심을 갖고 자라야 할 아이들은 더 좋은 대학 진학을 위해 학원 등 사설 교육기관에서 입시기계화 된 것은 벌써 오래전 일이 됐다.

안타까운 것은 IMF 구제금융 위기 이후 경제적 이유로 가족이 해체되는 일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경제적 파탄이 가족을 뿔뿔이 흩어지게 하고 명절 때나 겨우 만날 수 있게 됐다. 

통계청 발표를 보면 더 암울하다. 사회적 약자이자 보살핌의 대상이 돼야 하는 65세 이상 노인들의 경우 혼자 사는 이의 비율이 5명 중 1명이라고 한다. OECD 국가 중 고령화율이 가장 높은 대한민국의 현실적 입장을 놓고 볼 때 독거노인을 위한 실질적 대책이 요구된다.

가족해체는 단순하게 접근할 문제가 아니다. 개개인의 국민이 가정이라는 1차적 울타리에서 심리적 위안과 정서적 안정을 취하는 것이야말로 미래 대한민국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첩경이라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될 말이다.

현재 대한민국은 경제적 성장으로 물질적 풍요는 챙겼을지 모르지만 가장 소중한 가족이라는 공동체가 해체되는 쓰라림을 맛보고 있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는 말도 있고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는 말도 있다.
가족이 없는 가정이 무슨 소용이 있을 것이며 그런 환경에서 자라고 있는 청소년들에게서 과연 미래를 찾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가족 간 대화를 시작하고 맞벌이 부부를 위한 정책적 배려를 통해 가정이라는 보금자리가 다시 웃음꽃이 필 수 있도록 국가적 지원을 아끼지 말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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