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암 이응노 선생의 작품. 한지에 부조한 군상(왼쪽)과 몽돌에 조각한 구성(오른쪽). ⓒ천지일보(뉴스천지)

[뉴스천지=강수경 기자] 먹을 찍어 붓으로 표현하는 동양 예술이 종이를 벗어나 다양한 재료 위에 펼쳐진다.

4일 대전시이응노미술관은 8월 22일까지 전시하는 ‘이응노, 경계를 넘어 먹(墨)으로부터의 변주(變奏)전’ 개막을 알렸다.

▲ 전시회장에 프리젠테이션 된 고암 이응노 선생의 사진과 작품. ⓒ천지일보(뉴스천지)
이번 전시회에는 고암 이응노(1904~1989) 선생이 그동안 먹으로 표현하고자 했던 예술적 혼을 종이를 포함한 다채로운 재료 위에 그려낸 작품들이 전시됐다.

고암 선생의 작품에서 사용되는 매재는 릴리프(종이부조), 판화, 은지화, 페인팅, 몽돌 등 다양했다.

재료는 단순 평면적인 것뿐 아니라 입체감을 느낄 수 있는 몽돌이나 릴리프도 사용돼 눈길을 끈다.

재료는 달라졌지만 그 위에 펼쳐지는 예술적인 표현은 처음 먹으로 출발했던 고암 선생의 정신을 그대로 담고 있다.

대전시이응노미술관 이미정(미술사학 박사) 관장은 “고암선생께서 완숙한 경지에 이르셨을 때 많은 작업을 하셨는데 동·서양적인 재료를 구분해서 한 것이 아니었다”며 “회화와 조각 등의 경계도 없앴다”고 평했다.

아울러 그는 “이렇듯 다양한 매재를 통해서 기운생동(氣韻生動)이라는 먹의 정신을 표현한 작가는 20세기 작가 중에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 관장은 “이번 전시회는 고암 선생이 장르에 관계없이 얼마나 다양한 작업을 하셨는지 알려주고자 하는 취지도 있다”고 밝혔다.

이번 작품을 통해서 관람객들은 고암 선생의 자연친화적인 예술성도 함께 만끽할 수 있다.

곽영진 학예연구사는 “몽돌에 조각한 작품을 보면 돌의 무늬와 성질을 최대한 살려 표현한 것을 볼 수 있다”며 “다양한 매재의 성질을 죽이지 않고 표현해 더 깊은 예술성을 느낄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고암 이응노 선생은 충남 홍성 출신으로 수많은 작품 활동과 더불어 ‘동양화의 감상과 기법’ ‘書’ ‘수묵담채화법’ ‘이응노-서울·파리·동경(그림과 민족에 대한 사색)’ ‘묵기’ 등을 저술하며 우리 동양미술사에 한 획을 그었다.

▲ 몽돌에 조각된 작품을 설명하고 있는 곽영진 학예연구사.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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