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 시간단축·정규직화에 우려
“노동시장 유연성이 우선 필요”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문재인 정부 인수위원회 역할을 하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와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가 중소기업중앙회와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 단체들을 공식적으로 처음 만났다.
정부의 일자리·노동 정책에 대해 경영계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이날 첫 만남을 갖고 소통했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국정기획자문위(사회분과) 중소기업인 간담회’를 개최하고 노동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간담회에는 국정기획위 사회분과위원회의 김연명 분과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간사 겸 분과위원, 오태규 자문위원,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 성명기 이노비즈협회장, 한무경 한국여성경제인협회장 등이 참석했다.
중소기업인들은 새 정부가 추진하는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고 노동시장 유연성 확보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국정기획위에 전달했다.
박성택 중기중앙회장은 “새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위한 국정과제 중 노동시장 현안에 대해서는 중소기업 현장의 목소리를 정확히 파악하고 단계적으로 시행해 중소기업의 부담을 최소화해 줄 것”을 주문했다.
문재인 정부는 대선 공약에 따라 현재 시급 6470원인 최저임금을 2020년까지 1만원으로 인상하고 주당 근로시간을 현행 최장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일 계획이다. 이로 인해 중소기업계와 소상공인 등은 정부 정책대로라면 인건비 상승 등으로 생존에 위협을 받게 된다면서 오히려 경직된 노동시장을 유연하게 만드는 것이 더 우선이라고 맞서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일자리위원회의 3년간 인건비 단계적 인상안을 적용해 내놓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액 증가분 추정’ 보고서에 따르면 최저임금이 현재 6470원에서 2020년 1만원으로 인상될 경우 중소기업은 올해와 비교해 2020년부터 매년 81조 5259억원씩 인건비가 더 들 것으로 추정된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챔버라운지에서 대한상의와도 간담회를 가졌다. 대한상의에서는 박용만 회장과 이동근 상근부회장과 이경상 경제조사본부장 등이 나왔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이 자리에서 “큰 그림으로 보면 너무 이르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해 정부의 비정규직 정책에 대한 재계의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서울 창성동 정부청사 별관에서는 일자리위원회가 소상공인·자영업자 단체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정부 측에서는 이호승 일자리기획단장, 정윤모 중소기업청 차장, 강기룡 기획재정부 산업경제과장 등이 참석했고, 소상공인 단체에서는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 오호석 직능경제단체 총연합회장, 인태연 유통상인연합회장, 홍종흔 대한제과협회장 등이 참석했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최저임금 인상안에 대해 “소상공인들에게 임금을 지불할 능력이 충분하다면 마다할 이유는 없지만 시간적인 여유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고 말해 시간을 두고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한 방안을 찾아나갈 것을 부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