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인천시청에서 시민·문화 단체가 인천중구청이 철거한 송월동 애경사 건물과 관련해 ‘근대산업유산 애경사 건물 철거에 대한 중구청장 규탄 및 근대건축자산 보존대책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시민단체, 김홍섭 중구청장 규탄…지역주민 “시민단체가 지역발전 가로 막아”

[천지일보 인천=김미정 기자] 인천 중구청(청장 김홍섭)이 근대산업사 건축유산으로 평가되는 애경사 건물을 철거 한 후 시민단체와 주민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7일 인천지역 57개 시민·문화 단체는 지난 2일 인천중구청이 철거한 송월동 애경사 건물과 관련해 ‘근대산업유산 애경사 건물 철거에 대한 중구청장 규탄 및 근대건축자산 보존대책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 나선 시민단체 회원들은 “중구의 역사관광자산이 될 수 있었던 근대산업유산을 허물고 기껏해야 동화마을의 주차장을 조성하는 행정을 펼친 최종 책임자는 김홍섭 중구청장”이라며 ”구청장은 더 이상 욕심 부리지 말고 구청장직을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시민단체는 2015년 제정된 ‘한옥 등 건축자산의 진흥에 관한 법률(한옥건축자산법)’의 규정에 따라 인천의 근대건축자산 진흥 기본계획 수립‚ 관련 조례에 따라 근대건축자산에 대한 전수조사(한옥등 건축자산법과 시행령)도 함께 요구했다.

시민단체는 또 성명을 통해 ▲애경사 건물의 폭력적인 파괴 행위에 대해 인천시민에게 사과 하고 사퇴하라 ▲민·관·군 전문가 협의체를 조속히 개최해 애경사 건물터를 포함, 일부 남아있는 관련 건물과 시설들을 초기 산업단지로서의 장소성과 역사성 공공성을 살려 나가는 방향으로 대안을 함께 마련할 것 ▲시는 ‘한옥등건축자산법’에 따라 인천전지역에 남아있는 근대산업문화유산에 대한 전면적인 전수조사를 하고 보전대책에 대해 민관 전문가 합동으로 시행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이날 중구 지역발전위원회·주민자치협의회·통장연합회는 시민단체의 기자회견에 이어 같은 장소에서 “문화 역사성도 제대로 모르면서 지역발전을 가로 막는다”며 시민사회단체를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 7일 인천시청에서 중구 지역발전위원회·주민자치협의회·통장연합회가 인천중구청이 철거한 송월동 애경사 건물과 관련해 규탄 기자회견을 연 시민·문화 단체에 대해 “문화 역사성도 제대로 모르면서 지역발전을 가로 막는다”며 시민·문화 사회단체를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이들은 “애경사 건물은 40여년 넘게 쓰레기와 고철덩어리를 쌓아 방치해 놓았을뿐더러 화재도 발생했다. 범죄 발생이 심각하게 우려되는 지역 흉물상징인 낡은 건물”이라며 “문화재 지정이나 정확한 검증자료도 없는 가운데 지역발전을 가로막고 사회적 책임도 없는 편향된 엉터리 주장만 일삼고 있다”고 시민·문화 단체를 강력히 규탄했다.

지역발전위원회·주민자치협의회·통장연합회는 이어 “구는 원도심 탈피를 위해 균형 있는 지역발전과 함께 지역에 산재한 문화재 관리를 위해 문화재 복원과 여러 박물관 건립 등 문화유산 보존에 다각적인 노력을 해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시민·문화 단체는 사전에 충분한 시간을 갖고 사실확인을 위한 노력도 없이 문화역사검증내용도 제대로 밝히지 못한 채 구에서 본격적인 주차장 조성사업을 하려는 시점에 나타나 반대하는 것은 지역발전에 발목을 잡으려는 행동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구는 송월동 동화마을과 차이나타운을 방문한 관광객들의 심각한 주차난을 해결하기 위해 옛 애경사 부지에 70억원을 들여 완공할 예정이다. 이는 당초 올해 11월 완공 예정이었으나 두 달 앞당겨 올해 9월 1층 2단으로 승용차 102면의 주차 규모다.

이밖에도 동화마을 주차난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인천역 철도청 주변에 160면, 동화마을 노상 주차장 160면을 운영 중이며 애경부지 주차장이 완공되면 일대 주차장 부족과 교통흐름까지 일부 해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밖에도 송월시장 부지에 주차장과 쉼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박종혁 중구 교통행정 팀장은 “애경사 건물에 대한 자세한 문헌이 없었다. 구가 매입할 당시 건물주는 새롭게 건물을 지어 맥도널드 카페를 지을 계획 중에 있었다”며 “도시계획서로 결정 난 사항을 들어 공익사업에 협조해 달라고 요청, 설득한 후 40억원에 건물을 인수했으며 임차인에게 3억원 정도의 영업보상비를 지급했다”라고 사업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박 팀장은 “동화마을에 사는 주민들의 주차문제 또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차없는거리 시간대에는 차이나타운과 동화마을에사는 주민들에게 한해 철도청 주변·노상주차장과 애경건물 주차장을 무료로 사용하도록 해 주민 불편을 최소화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구의 발전을 위해 불편함을 감수해 줄 것”을 당부하며 “주민들과의 타협점을 지속해서 찾고 있다”고 말했다.

애경사 건물은 1912년 설립, 1962년까지 비누공장으로 사용된 후 개인 소유로 유지됐다. 구는 애경사 부지 인근에 있는 송현동 동화마을 이용객들의 주차란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이에 대해 2015년 도시계획서를 제출하고 올해 4월에 영업보상까지 완료했다.

구는 당초 올해 11월 완공 예정이였던 계획을 두 달 앞당긴 9월에 완공을 목표로 지난달 30일 아침 애경사건물 철거를 진행했다. 하지만 약 80%의 철거가 진행되던 중 시민단체의 항의 방문과 시·문화재청의 요청으로 잠시 중단된 인천의 근대건축물이 지난 2일 일부 벽면만 남긴 채 철거가 마무리 됐다.

한편 인천중구청은 2012년에도 1919년 설립된 남한 최초 소주 대량 생산 공장인 중구 선화동 조일양조공장을 철거하고, 같은 해 1941년 중구 신포동에 건립돼 운영됐던 동방극장도 철거해(개인) 근대사 건축물 파괴 논란이 있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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