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연합뉴스)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대통령은 2일 북한이 이란뿐 아니라 레바논과 시리아의 이슬람 무장세력을 위한 `무기 면세점' 노릇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페레스 대통령은 이날 이스라엘을 방문 중인 레네 에스페르센 덴마크 외무장관과의 회담에 앞서 기자들에게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과 핵무기의 면세점이 되고 있다"며 이스라엘은 무기 밀거래의 흐름을 '부릅뜬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북한의 무기류는 이란으로 직접 흘러들어 간다"면서 "이란은 (이들 무기류로) 레바논의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시리아의 이슬람 단체들을 포함한 세계 테러 조직을 무장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페레스 대통령은 북한산 무기가 이란을 거쳐 레바논과 시리아의 무장세력에 유입되고 있다는 증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이스라엘은 국제사회의 제재 경고에도 불구하고 핵 프로그램을 강행하고 있는 이란을 자국의 최대 위협 세력으로 간주하고 있다. 북한은 이란과 시리아, 미얀마 등에 미사일과 그 부품 등을 수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페레스 대통령은 지난달 중순 시리아가 레바논 남부에 근거지를 둔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에 1t 이상의 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스커드 미사일을 몰래 제공했다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켰다.

이에 시리아는 외무부 성명을 통해 페레스 대통령의 주장을 부인한 뒤 이스라엘이 지역 내 긴장을 고조시키고 새로운 군사적 행동에 나설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할 목적에서 스커드 미사일 제공설을 퍼뜨리고 있다고 반박했다.

사드 하리리 레바논 총리도 이스라엘이 제기한 헤즈볼라의 스커드 미사일 보유설이 2003년 미국이 이라크 침공의 명분으로 삼았던 사담 후세인 체제의 대량파괴무기(WMD) 개발설에 비교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은 2007년 9월 북한의 지원으로 건설된 것으로 추정되는 시리아 내 핵의혹 시설을 공습해 파괴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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