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 후보. (제공: 문재인 선대위 측)

[천지일보=이지영 기자] ‘5.9장미대선’을 닷새 앞둔 4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 후보와 해양수산부의 ‘세월호 인양 고의 지연 의혹’을 두고 대선 캠프 간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3일 이후 실시된 여론조사를 대선일까지 공표할 수 없어 수치화된 판세를 읽을 수 없는 깜깜이 선거 기간 지지율을 높이기 위한 각 후보 진영 간 싸움이 치열해지는 모양새다.

지난 2일 SBS는 해수부가 부처의 자리와 기구를 늘리기 위해 세월호 인양을 고의적으로 미루고 차기 정권과 거래를 시도한 정황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익명의 해수부 공무원이 “솔직히 말해 이거(세월호 인양)는 문 후보에게 갖다 바치는 것이다. 문 후보가 약속한 해수부 2차관을 만들어주고 해양경비본부도 해수부에 집어넣고”라는 발언을 인용하면서 논란은 커졌다.

이후 SBS는 보도본부장 명의로 “선거에 영향을 미치거나 특정 후보를 폄훼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밝히고 해당 기사를 삭제했지만, 상대 캠프에서 대대적인 공세에 나서면서 선거 막판 이슈로 부상했다.

문 후보 측은 전날 SBS 보도를 사실이 존재하지 않은 ‘가짜뉴스’라고 규정하고 강력 대응했고 상대 후보 캠프 측에서는 문 후보 측이 언론의 자유를 박탈했다고 맹비난하며 후보직 사퇴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상임중앙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선대위 회의에서 “세월호 고의 지연 인양은 문 후보 측의 ‘국민 기만적 행위’”라고 비난하며 “(문 후보 측)이 의혹을 보도한 방송사를 겁박해 즉각 해당 기사를 삭제하고 사과를 받아낸 건 언론의 자유를 근본적으로 짓밟는 민주주의 탄압”이라며 보도가 사실일 경우 후보직에서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국민의당도 전날 박지원 상임선대위원장에 이어 비판을 이어갔다. 손금주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어제 SBS가 8시 메인뉴스에서 5분 30초라는 긴 시간을 할애해 세월호 지연 인양 의혹 보도에 대해 사과방송을 했다”며 “여론조사 1위를 달리는 문 후보의 힘이 세긴 센가 보다”라고 비꼬았다.

이어 그는 “민주당과 문 후보 캠프의 대응 역시 향후 문 후보가 집권하면 안 되는 이유를 여실히 보여줬다”며 "언론에 재갈을 물리고 결국 백기 투항을 받는 행태에 말문이 막힌다“고 비판했다.

전날 박 위원장은 페이스북에 “문 후보 측에서 고발을 운운하고 결국 기사가 삭제됐다”며 “벌써 진실을 감추고 반대자에 대한 보복과 언론 통제로 맞서려 한다면 나중에 어떨지 끔찍하다”고 비판했다.

문 후보 측 박광온 선대위 공보단장은 한 라디오에 출연해 “보도가 진실이라면 요즘 세상에 누가 기사를 내리고 사과를 하겠느냐”며 “(그런 주장은) 저희에 대한 모독일 뿐 아니라 해당 방송사에 대한 모독”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우상호 선대위원장도 한 라디오에 나와 “선거 시기에 이런 형태의 보도가 나온 것에 대해서는 선거 후에라도 분명히 문제를 지적할 필요가 있다”고 피력했다.

전날 문 후보 선거대책위 송영길 총괄본부장은 반박 기자회견 후 SBS 본사를 방문해 보도에 나온 해수부 공무원이 누구인지 밝힐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문 후보 선대위 측은 SBS가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 방송을 낸 상황에서 해당 보도를 바탕으로 공세를 편 각 당 관계자들에 대해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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