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인근로자들이 신천지 자원봉사단에서 진행하는 ‘찾아가는 건강닥터’ 행사에서 의료 상담을 받고 있다. (제공: 신천지 자원봉사단) ⓒ천지일보(뉴스천지)

2~3월 전국 25개 지역서 무료 의료 혜택
“반외국인 정서 해소 함께사는 사회 만들어야”
신천지다문화센터, 한글교실·문화체험·친목까지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신천지 자원봉사단이 의료사각지대에 놓인 외국인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펼친 의료봉사가 전국적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2~3월 두 달간 진행한 의료봉사 ‘찾아가는 건강닥터’가 마무리됐다. 총 25개 지역에서 실시한 의료봉사 현장에는 외국인 1000여명이 참석해 진료와 상담을 받았다. 특히 외국인근로자가 많은 경기도 안산, 수원, 평택, 인천, 광주, 부산 등에선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북적였다.

전국 25개 지역 신천지예수교회와 신천지다문화센터에서 진행된 봉사 현장에는 중국, 베트남, 필리핀, 캄보디아 등에서 온 외국인근로자들로 가득 찼다. 이들을 위해 의사, 한의사, 치과의사, 약사, 간호사, 물리치료사 등 의료진과 의료보건계열 대학생들인 예비 의료진 총 250명이 봉사에 나섰고, 영어, 중국어, 베트남어, 네팔어 등 통역봉사자와 스텝 2000여명이 참여했다.

의료봉사 혜택을 받은 외국인근로자들 중에는 대부분 합법적이지만 일부 일용직 근로자는 건강보험을 가입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이들도 있다.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이들은 웬만큼 아프지 않고선 병원 갈 엄두를 못 낸다. 공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들도 빡빡한 근무시간과 언어 장벽 등으로 병원 방문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의료진은 내과·정형외과‧치과·한의학 등 다양한 과목의 상담과 진료, 혈당·혈압·체성분 등 건강 검진과 물리치료 등을 제공했다. 외국인근로자 대다수가 육체노동을 하고 있어 근골격계 질환을 많이 갖고 있었고 소화기계 질환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방글라데시에서 온 한 근로자를 진료하다 대장암을 발견하기도 했다.

▲ 신천지 자원봉사단 ‘찾아가는 건강닥터’ 행사에서 웃음을 보이는 외국인근로자. (제공: 신천지 자원봉사단) ⓒ천지일보(뉴스천지)

외국인근로자들에 대한 지원은 의료봉사에서 끝나지 않는다. 신천지예수교회는 이들이 한국에서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다문화센터를 설립하고 한국어교실과 문화체험, 체육활동, 각국 문화교류의 장을 열고 있다. 출신 국가와 인종 등으로 차별을 당해온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관심과 정서적 지지다. 봉사자들은 한국에 대한 교육과 의료봉사 뿐 아니라 이들이 건강한 생각과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상담도 진행하고 있다.

신천지 자원봉사단 의료팀장은 “봉사 현장을 찾은 외국인근로자들은 대다수 단순노무직으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건강이 악화된 경우가 많다”며 “국가나 인종차별로 인해 마음의 상처도 깊다. 이들의 생존권과 인권이 존중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천지자원봉사단 다문화지원팀 관계자는 “외국인근로자 확대와 다문화사회는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반(反)외국인 정서는 점점 커지고 있다”며 “이들을 사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문화를 확산하고 예수님이 가셨던 길처럼 더 낮은 곳을 찾아 하늘의 사랑을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신천지자원봉사단은 지난 2011년부터 외국인근로자가 많은 경기도 안산, 수원, 서울 구로, 금천 등을 중심으로 의료봉사를 시작했다. 고용허가제 이후 외국인근로자들이 급증하면서 요청이 쇄도해 2013년부터 전국단위로 ‘찾아가는 건강닥터’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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