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문재인(오른쪽)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도지사. (출처: 연합뉴스)

安 “문 후보가 실수해 놓고 책임 전가”… 文 “네거티브만큼은 하지 말자”
추미애 “우리는 동일한 목표 가진 동지… 경계 넘는 상호 비방 조심해야”

[천지일보=이지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의 발언 양상이 ‘네거티브 책임’ 공방으로 흐르면서 양측 간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 

안 지사는 22일 자신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질겁하게 하고 정떨어지게 한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를 닮아버린 것”이라고 문 전 대표를 강도 높게 비난하면서 지난 며칠간 양측에서 오갔던 네거티브 공세에 대한 책임론을 제기했다.

안 지사는 “자신들이 비난당하는 것은 모두가 다 마타도어이며, 부당한 네거티브라고 상대를 역공한다”며 “이해할 수가 없다”고 했다.

이어 “이번 ‘전두환 장군’ 표창 발언도 문 후보가 실수한 것임에도 문제 제기한 사람들을 네거티브하는 나쁜 사람들로 몰아붙이고, 심지어 아무 말도 안한 내게 그 책임을 전가시키며 비난한다”고 지적했다.

안 지사가 이같이 ‘작심 비판’으로 날을 세우면서 ‘친노’ 뿌리를 함께한 두 사람의 갈등이 심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경선 초기 이들은 서로 ‘원팀’임을 강조하면서 서로 비판적 언사를 자제해 왔다. 그러나 경선 투표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수위를 넘어선 공세로 변질되고 있다.

양측 신경전은 지난 19일 문 전 대표의 ‘전두환 표창’ 발언으로 촉발됐다. 문 전 대표는 TV 합동토론회에서 특전사 복무 때 사진을 보여주면서 “당시 제1공수여단장이 전두환 장군, (12.12 쿠테타 때) 반란군의 우두머리였는데 전두환 여단장으로부터 표창을 받기도 했다”고 언급했다.

토론이 끝나자 안 지사 측이 최초 문제를 제기한 데 이어 이재명 성남시장과 국민의당 등도 이에 가세했다. 이에 문 전 대표 측이 “국방의 의무를 성실히 수행했다는 점을 강조했는데, 왜곡하고 있다”고 반박하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전날 21일 방송 토론회에선 문 전 대표가 “주변에 네거티브를 속삭이는 분이 있다면 멀리하라”라고 하자 안 지사는 “문 전 대표를 지지하는 분들이 말하는 것을 들어보면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라고 받아치는 등 신경전을 벌였다.

이처럼 주자 간 공방이 과열되는 양상을 보이는 것은 남은 선거 기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고 전체 경선 판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호남 순회경선이 27일 코앞으로 다가오는 등 초조해진 심리가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안 지사가 글을 올린 이날은 전국 250개 투표소에서 민주당 경선 현장 투표가 진행되는 날이다. 이에 따라 안 지사가 지지율 상승을 위해 ‘초강수’를 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문 전 대표 측은 안 지사의 글에 특별한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는 가운데 문 전 대표가 “우리 내부적으로 균열이 되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고 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특별법 공청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후보든 후보 주변 인물이든 네거티브만큼은 하지 말자는 당부를 다시 한 번 드리겠다”고 밝혔다.

추미애 대표도 이 같은 상황을 의식한 듯 이날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구동존이(求同存異·다름을 인정하고 같은 점을 먼저 찾는다)라는 말처럼 서로 다름이 있을지언정 우리는 동일한 목표를 가진 동지”라며 “경계를 넘는 상호 비방은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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