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임 거부.과도정부 맹비난
과도정부 "바키예프 체포 준비돼"

(알마티=연합뉴스) 반정부 시위대에 쫓겨 남부로 피신했던 쿠르만벡 바키예프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처음으로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 사임 거부 의사를 거듭 밝혔다.

바키예프 대통령은 이날 남부 고향 마을인 테이트에서 이름을 연호하며 환호하는 수천 명의 군중에게 자신은 여전히 합법적인 대통령이며 과도정부를 '천부의 폭력단'이라고 비난했다고 AFP 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그동안 피신했던 이유에 대해 그는 "권력을 힘으로 탈취당했다. 모든 비난이 내 어깨에 씌워졌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나는 대통령이며 누구도 나를 대통령직에서 몰아낼 권한이나 권리가 없다"며 사임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이어 키르기스에서 유혈을 방지하려면 유엔이 평화유지군을 파견해야 한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곳에 모인 많은 사람은 바키예프를 감싸며 과도정부를 비난하는 연설을 하기도 했다.

한편, 알마즈벡 아탐바예프 과도정부 제1 부대표는 바키예프 대통령을 체포할 준비를 하고 있지만,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하는 것을 피하려 지연시키고 있다고 수도 비슈케크에서 기자들에게 말했다.

아탐바예프 부대표는 "과도정부는 바키예프를 체포할 특별 작전을 준비하고 있다. 지역민들을 해치려 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아직 시작하지 않았을 뿐"이라고 말했다.

원조를 요청하기 위해 과도정부 대표단으로 러시아를 다녀온 아탐바예프는 러시아 정부 고위인사들과 회담했으며, 평시에 1억5천만 달러를 지원했으니 현재는 비상상황인 만큼 그 이상을 원조해 달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과도정부는 지난 9일 바키예프 대통령이 국외로 자금을 빼돌릴 것을 우려해 금융시스템을 동결했다.

현재 키르기스 국고는 9억8천600만솜(245억원 상당) 밖에 남아있지 않다고 과도정부 관계자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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