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에겐 어학 사이트·재난안전앱 ‘무용지물’
시각장애인에겐 어학 사이트·재난안전앱 ‘무용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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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본문과 무관함. ⓒ천지일보(뉴스천지)DB

2016 정보접근권 실태조사 결과
교육 분야 웹 접근성 ‘최하위’

[천지일보=강병용 기자] 시각장애인이 웹사이트나 모바일 앱으로 디지털 정보를 이용하기가 여전히 힘든 것으로 조사됐다.

취업 준비를 하는 시각장애인 K씨는 토익 점수를 높이려고 유명 Y사 홈페이지에 접속했다. 토익 수강생들이 가장 많이 듣는 인터넷 강의를 수강 신청하기 위해 회원가입을 하는 순간 화면 낭독 프로그램 안내가 멈췄다. Y사 홈페이지가 제공하는 정보접근성은 수강 조회까지였다. 결국 K씨는 모든 강의를 수강할 수 없었다.

또 다른 시각장애인 H씨는 경주에서 일어난 지진에 대비하기 위해 국가에서 관리하는 재난 안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했다. 지진 발생 시 장소별 행동요령에 대한 정보를 얻으려고 하는 순간 H씨는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재난안전 모바일 앱이 제공하는 정보접근성은 메인화면까지였던 것으로 시각장애인이 혼자 토익을 수강 신청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한국시각장애인 연합회(회장 이병돈) 부설 한국웹접근성평가센터는 시각장애인과 디지털 정보 사이의 문턱이 얼마나 높은지 조사해 20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국내취항 해외항공사, 쇼핑몰, 호텔, 민원, 교육, 배달 온라인 주문 등 8개 분야의 웹사이트 70개와 구인, 안전, 쇼핑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13개를 국가 표준에 근거한 전문가 심사와 사용자 심사를 병행해 정보접근성 평가를 실시했다.

웹사이트 중에서 교육 사이트의 정보접근성 평균은 100점 만점에 최하점인 45.9점으로 나타났다. 심사결과 회원가입 이용이 어려웠고 주요 서비스인 수강신청도 불가능했다. 이는 시각장애인의 교육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점검과 개선이 가장 시급하게 요구된다. 다음으로는 쇼핑몰(60.2점), 체육협회(63.8점), 해외항공사(64.4점), 배달 온라인 주문(66.5점), 호텔(68.9점), 민원(71.7점)순으로 뒤를 이었다.

모바일 앱은 쇼핑몰(54.1점), 구인(71.7점), 안전(76점) 등의 분야가 이용하기에 불편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에서 관리하는 안전 모바일 앱들은 비교적 점수가 높았다. 그러나 지진이나 홍수에 대비하도록 돕는 정보를 습득하거나 재난안전 문자메시지 등을 원활하게 받기는 불가능했다. 일상에서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화재와 사고 등 위기에 대처할 정보를 얻는 기능도 시각장애인은 이용할 수 없었다.

단체 관계자는 “모니터링 대상을 넓혀 올해도 지속해서 정보접근성 심사를 이어가겠다”면서 “장애인과 취약계층의 정보접근권을 위해 민간·공공기관의 지속적인 개선을 촉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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