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성대 무용학과를 전공한 김정원 춤소리예술단 대표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출처: 페이스북 캡쳐)

[천지일보 부산=김영일 기자] 부산 경성대학교 무용학과 학생들이 무용학과 폐과 반대 운동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페이스북 게시물에 올라온 글이 눈길을 끌고 있다.

경성대 무용학과를 전공한 김정원 춤소리예술단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관심을 주세요. 살려 주세요. 힘을 주세요” 등의 내용을 담은 글을 올려 학교 측의 폐과 조치에 따른 심경을 밝혔다.

그는 “문화예술 말살정책에 나서는 부산 경성대학교 총장을 이야기한다”며 “대통령도 파면당한 이 시국에 무용학과 폐과 선언을 하며 무용학과를 지키기 위해 찬거리에서 춤으로 알리는 일을 해온 학생들에게 비웃음을 던지고 아니꼽게 보고 협박까지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전과를 제시하고 졸업보장을 이야기합니다. 춤을 추고 싶은 우리 아이들에게 간호학과를 이야기하고 다른 과를 이야기한다”라며 “이런 상황임에도 아이들에게 힘이 돼야 할 교수들은 학교 측과 함께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김 대표는 “학교 측은 부산 예술의 계승과 발전에 중추적 역할을 해온 경성대학교 무용학과가 돈이 안 된다고 폐과 선언을 했다”며 “갖은 협박을 하고 있는 총장, 학교 측, 교수에 맞서 힘든 싸움을 하고 있는 재학생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함께 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 학생들은 매일 울면서 학교를 지키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며 “절대 질 수 없는 싸움을 아이들과 함께 이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경성대 무용학과에 재학 중인 한 학생도 지난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와 관련해 글을 올렸다.

그는 “제자들은 폐과를 막아보겠다고 추운 날 떨면서 아스팔트 바닥에 나뒹굴고 시위와 공연을 하는데 교수들은 코빼기도 안 보이고 제자들이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무신경”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제는 강의 시간에도 폐과가 되든 말든 자기는 아무런 상관도 없다는 식의 발언을 서슴지 않는다”며 “‘본인은 일반인 상대로 강의하면 된다’ ‘생각하는 힘이 없어서 우르르 몰려다닌다’ ‘대외적인 활동 학교에서 싫어하니까 하지 말라’는 등의 말을 거리낌 없이 내뱉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쉬쉬하면서 학교에는 아부하고 학생들한테는 돈만 받아먹고 동문회 선배들과 재학생들이 함께 같은 길을 가자고 부탁하고 부탁했는데도 나 몰라라 한다”며 “진짜 스승, 교육자라는 명칭을 들을 자격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어 말했다.

그는 “경성 대학교가 아닌 경성회사를 만들고 있는 총장도 우리 부모들이 피·땀·눈물 흘려 번 등록금만 꿀꺽하고 정작 학생들의 목소리는 들어주지도 않고 아무런 대책 없이 폐과 통보를 했다”며 답답하고 허탈하고 억울해 잠도 오지 않는다고 심정을 고백했다.

이에 누리꾼들은 댓글을 통해 “경성대 그들이 정부로부터 시혜를 받은 것의 눈곱만큼이라도 학생들을 위해 쓰라. 부산은 경성대 무용과가 있어서 그나마 체면을 유지했다. 학교가 개인의 사유물이라고 생각하면 착각이다” “책임져 주는 어른 한 명 없어 부끄럽네요” “후배들의 절규가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제 3자가 봐도 어이가 없는데 본인들 속은 말이 아니겠다. 힘내라” 등 격려와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

▲ 2018학년도 경성대학교 학생정원조정(안). (출처: 페이스북 캡쳐)

지난해 폐과 논의가 보류된 부산 경성대 무용학과가 올해 들어 폐과 수순을 밟으며 지난 2일 무용학과 폐과 결정을 포함한 구조조정안이 이르면 이달 중에 확정된다고 학교 측은 발표했다.

이에 대해 경성대 학교 측은 “무용학과의 신입생 충원율과 재학생 탈락률, 졸업생 취업률 등을 평가해 폐과를 검토했다”고 밝혔다.

경성대 구조조정안은 학교 기획위원회와 교무위원회, 대학평의회 등을 거쳐 이르면 이달 안으로 최종 확정될 전망이다.

한편 경성대 무용과는 1981년 신설됐으며 졸업생들은 부산시립무용단 국립무용국악원을 비롯한 전국에 유명 무용단과 해외로 진출해 무용 문화창달에 기여하고 있으며 졸업 후 개인적 공연활동을 통해 시민들에게 예술 무용을 향유할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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