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연합뉴스) "구제역은 전염력이 엄청 강하다는데 우리 동네에서 이렇게 터져서 어떡하나요"

9일 오후 구제역 감염이 확인된 인천시 강화군 선원면 금월리 일대 축산농민들은 혹시나 구제역이 확산되지 않을까, 사육 중인 가축의 출하시기가 기약 없이 미뤄지는 건 아닐까, 걱정하며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구제역 발생 한우농장으로부터 500m 지점에 설치된 선원면사무소 인근 이동통제소에는 방역복 차림에 마스크와 장화를 착용한 선원면사무소 직원과 관계자 10여명이 나와 차량을 통제하고 방역 작업을 지휘했다.

통제지역 안으로는 방역차량을 제외한 모든 차량의 진입이 금지됐고, 불가피한 이유로 안에 있던 차량이 나올 때는 차량 바퀴와 탑승자의 발에 소독약을 분사한 후에야 통과시켰다.

이동통제소 주변 도로에는 방역작업에 필요한 생석회와 소독약을 실은 차량과 방역차량에 물을 공급하기 위한 소방차가 바쁘게 오갔다.

구제역이 발생한 이모씨의 한우농장 반경 500m 내의 소와 돼지 2천584마리에 대한 살처분 결정이 내려지면서 굴착기 등 장비가 투입돼 구덩이를 파는 등 살처분 준비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금월리의 방희열 이장은 "우리 마을에서 이런 일이 발생해 무척 안타깝다"라며 "자식 같은 가축을 죽여야 하는 주민들의 마음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동통제소에서 사태를 지켜보던 창3리 유진근 이장은 "우리 면에 소, 돼지를 기르는 주민들이 꽤 많은데 전염력 강한 구제역이 발병하는 바람에 걱정이 많다"라며 "방역작업을 하고는 있지만, 혹시 이미 감염된 곳이 있는 것은 아닐까 우려된다"라고 걱정했다.

구제역 발생지로부터 반경 10㎞ 이내(경계지역)에서는 당분간 가축의 이동이 제한되고 도축 금지 조치까지 취해지기 때문에 출하시기를 맞춰야 하는 축산농가들의 고민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고상윤 지산1리 이장은 "구제역 전염도 문제이지만, 당장 출하할 시기를 놓치는 것도 큰 문제다"라며 "우리 동네에는 곧 송아지를 낳을 소들도 많은데, 제때 팔지 못하면 어쩔까 주민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동통제소에 파견된 선원면사무소 직원 권태길씨는 "조용하던 마을에 비상이 걸렸다"며 "현재로선 확대되지 않길 바라며 방역에 최선을 다하는 수 밖에 없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강화군에서 젖소 등 발굽이 둘로 갈라진 우제류를 사육하는 농가는 827곳으로 모두 7만7천637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이중 소는 2만1천635마리(617개 농가), 돼지는 5만5천237마리(99개 농가), 산양 414마리(41개 농가), 사슴 371마리(70개 농가) 등이다.

군(郡)은 구제역 발생 농장 반경 500m 내에 이동통제소 4곳을 설치했으며, 반경 3㎞의 위험지역 내에 6곳, 반경 10㎞ 이내 경계지역에 2곳 등 8곳을 추가로 설치해 운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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