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백령도 근해 ‘천안함’ 침몰 사건이 있은 지 2주가 지나간다. 아직도 침몰원인은 물론 원인을 둘러싼 갈등과 의혹이 원만히 해결되지 못한 채, 진실공방은 유가족들의 마음을 더욱더 아프게 하며, 심지어 정치권의 정략의 도구로 비참하게 전락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금번 사건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대단히 크다. 그 교훈을 바로 발견할 때 아까운 젊은이들의 희생이 그나마 억울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를 못하고 진실을 위한 진실 캐기가 아닌 정쟁의 수단이 되고 정치적 군사적 치부를 가리려는 의도에 함몰되고 만다면 그들의 희생은 그야말로 헛된 죽음이 되고 말 것이다.

그렇다면 그 교훈은 뭔가.

그 첫째는 국가의 안보상황이다. 한반도의 안보상황은 한반도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구상에 마지막 남은 유일한 이데올로기의 각축장 즉, 이곳은 세계의 정치적·군사적 대변인격인 만큼 금번 사건을 통해서 세계는 초미의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금번 사건으로 인해 우리의 군사적 또는 군사적 사건을 통해 나타나는 정치적 핸디캡을 이미 노출시키고 말았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그렇기에 금번 사건을 통해 지금이라도 진실의 바탕 위에서 분석하고 보완해 초일류 강국으로의 면모를 갖춰나가는 데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아직도 개인과 지역, 단체와 정당의 이익만을 고집하는 역적의 기질과 사상으로 현실에 접근한다면 어떠한 방법으로든 반드시 심판 받는다는 사실을 기억해야만 한다.

듣기 싫겠지만 이 말은 국가의 권력자들부터 명심해야 할 것이다.

두 번째로 우리 국민들의 군(軍)에 대한 인식이다. 그것은 우리 군에 대한 관심이다. 군인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군인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불러오고 결국 군인의 사기를 약화시킨다는 것이다. 군인은 오직 명령에 죽고 산다. 그 누구의 편도 아니다. 오직 명령의 편이다. 그것이 잘못된 것이 될 수는 없다. 군(軍)을 군(軍)의 원래 목적에서 벗어나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정치세력이 있다면 그것이 문제가 될 것이다. 군인은 사기를 먹고 산다는 말이 있다. 군의 사기는 곧 국가의 안위와 직결된다는 사실에 귀 기울여야 한다. 또 군의 사기는 곧 국민의 사기임을 명심해야 한다. 이번 소말리아 해적단에게 납치된 유조선 삼호드림호와 한국 선원 5명을 포함한 24명의 안전 또한 충무공 이순신호의 청해부대원들이 바다 위에서 목숨을 담보하고, 나라와 백성과 재산을 보호하고 구출하라는 명령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세 번째로는 고(故) 한준호 준위의 고귀한 순국이다. 군인의 사명 즉, 나의 존재와 해야 할 일을 분명하고 정확하게 깨달았기에 자신의 목숨을 조금도 아끼지 아니한 진정한 군인의 정신, 살신성인(殺身成仁)의 정신을 소유한 군인의 표상(表象)이요 자유인이다. 우리는 고인의 희생으로 말미암아 침몰 희생자들의 희생 또한 빛날 수 있었음을 깨닫게 된다. 그렇기에 우리는 고인의 희생에 대해 안타까워하면서도 한편으론 자랑스러워하는 것이다. 그리고 왠지 부끄러운 것이다. 고(故) 한 준위의 숭고한 희생 앞에 이 기회를 통해 다시 한 번 명복을 빈다.

네 번째로는 침몰희생자 유가족들의 구국(救國)의 결단이다. 그 어느 때보다 금번 희생자 유가족들의 침착하고 현명한 판단과 처사는 많은 국민들의 마음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하다. 일련의 수습과정을 통해 감정보단 이성을 앞세우며 차분하고 냉정하리만큼 수습진행을 유도해 나가는 유가족들에게 필자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 존경을 표하고 싶다.

자식과 형제 그리고 남편을 차디찬 바다 속에 둔 채, 고(故) 남기훈 상사의 시신을 확인한 유가족들은 더 이상의 희생은 안 된다며 구조를 포기하고 인양작업을 택한 숭고한 결단 앞에 국민들은 머리를 숙였다.

유가족들의 이 같은 대의(大義)는 분명 국가와 국민들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있었을 것이다. 그것은 이번 사건은 물론 모든 국정 또는 사회 현안에 대해 당리와 당략의 차원을 벗어 던지고 국가와 민족을 위한 길이 무엇인가를 고민하라는 강한 외침이었으리라.

우리가 이번 천안함 사태로 경황이 없을 때 일본은 독도 영토침탈의 야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자신들의 계략대로 몰고 가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일본 초등교과서 문제를 넘어 이젠 하토야마 총리가 직접 전면에서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고(故) 한 준위의 정신과 같이, 유가족들의 결단과도 같이, 개인과 단체 나아가 정당의 소리가 아닌 구국의 결단, 구국의 소리를 낼 줄 아는 모두가 되기를 다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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