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오리 공연 사진 (제공:국립무용단)

안무가 테로 사리넨과 국립무용단 협업 ‘진화하는 한국무용’ 
감각적 무대·조명·의상·음악의 조화로 자연의 원리 담아내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국립극장 전속단체 국립무용단이 핀란드 안무가 테로 사리넨과 협업한 레퍼토리‘회오리(VORTEX)’를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해오름극장 무대에 올린다.

지난 2014년 초연된 ‘회오리’는 전통춤을 기반으로 하는 국립무용단이 1962년 창단 이래 52년 만에 처음으로 해외 안무가와 협업한 작품이다. 초연 당시 한국춤의 원형에서 파생된 이국적이면서도 깊이 있는 움직임에 평단과 관객으로부터 호평 받은바 있다.

이후 2015년 10월 국내 재공연과11월 프랑스 칸 댄스 페스티벌 공연을 거치며 국립무용단 대표 레퍼토리로 자리매김했다.

칸 댄스 페스티벌 예술감독 브리지트 르페브르는 부임 후 첫 축제의 개막작으로 ‘회오리’를 선택했다.

그는 “전통을 중시하면서도 다른 것을 받아들이며 재능을 발전시켜 나가는 국립무용단의 시도 자체가 예술적”이라며 “한국의 전통춤이지만 현대성을 바라보는 ‘움직이는 전통’을 가진 작품”이라고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장르의 벽을 뛰어넘은 성공적인 협업

국립무용단이 최초로 시도한 해외 안무가와의 협업이 이러한 성과를 거둔 것은 안무가 테로 사리넨과 국립무용단이 ‘과거로부터 새로운 것을 만들어낸다’는 공통분모를 지녔기 때문이다.

국립무용단에 따르면 새로운 작품을 만들기 위해 근원과 전통을 탐구하는 테로 사리넨과 한국무용을 바탕으로 동시대적인 작품을 선보이고자 한 국립무용단의 지향점이 맞닿은 탁월한 협업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 회오리 공연 사진 (제공:국립무용단)

또한 대부분의 서양춤이 하늘을 지향하고 각을 이루는 성향이 짙은 반면, 테로 사리넨의 움직임은 땅을 지향하는 자연주의적 성향을 갖고 있어 국립무용단의 움직임과 큰 이질감이 없었다.

그는 국립무용단과 협업하는 과정에서도 시종일관 ‘earth(땅)’라는 단어를 외치며 무용수들에게 땅의 기운을 느끼고 땅과 소통할 것을 강조한 바 있다. 근원적이고 본질적인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는 테로 사리넨은 깊은 호흡으로 발 디딤을 하는 국립무용단무용수들과 빠르게 교감할 수 있었다.

‘회오리’는 춤뿐만 아니라 무대·조명·의상·음악까지 모든 요소가 모여 거대한 회오리를 일으키는 작품이다. 간결한 검정색 무대와 노란색 댄스플로어, 에리카 투루넨의 모노톤 의상, 미키 쿤투의 조명이 만들어내는 무대는 시작은 잔잔하지만 점점 더 강렬하게 회오리의 이미지를 그려낸다.

마지막으로 음악감독 장영규가 이끄는 비빙의 라이브 음악은 제의적 춤사위에 생동감을 더한다.

특히 ‘회오리’를 위해 새롭게 작곡한 곡들에 비빙의 이전 레퍼토리가 더해져 있어 비빙의 음악 세계를 무용과 함께 즐길 수 있다. 테로 사리넨은 이번 재공연을 위해 작품의 큰 흐름을 유지하면서 장면 연결, 음악과의 호흡 등을 세부적으로 다듬어 선보인다.

◆새로운 주역 투입으로 신선한 에너지

이 작품을 통해 독보적인 솔리스트임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준 김미애와 차세대 주역으로 꼽히는 송지영이 더블 캐스팅됐으며, 남자 주역으로 황용천과 이석준이 새롭게 캐스팅되어 젊고 색다른 에너지의 ‘회오리’를 끌어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국립무용단은 공연에 앞서 관객 참여 프로그램인 ‘오픈 리허설’을 17일 오후 8시 국립무용단 리허설룸(뜰아래 연습장)에서개최 한다. 오픈 리허설은 공연의 하이라이트 장면 시연, 무용수와의 대화, 주요 장면을 배워보는 시간 등으로 꾸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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