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텔 수석매니저와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최연소 상무를 지낸 유웅환 박사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문재인 전 대표 선거사무소에서 영입 발표에 대한 소감을 말하고 있다. (제공: 문재인 전 대표 측)

실리콘밸리 ‘인재영입 전쟁’, 창의력 극대화 전략
‘인재비만’ 걸린 한국기업 “사람 귀하게 안 여겨”
창의력이 혁신의 바탕… 4차 산업혁명 ‘동력’ 만들어야

[천지일보=이지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대선 경선 캠프로 영입된 유웅환(전 인텔 수석매니저) 박사가 23일 “낡은 것과 새로운 것이 교차되는 지금, 대한민국은 세계최고의 스타트업이다. 새로운 벤처 대한민국을 이끌 대표선수를 선발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 박사는 이날 오전 영등포구 문재인 캠프 브리핑실에서 열린 인재영입인사 공개 발표 자리에서 “권위주의와 기울어진 운동장이 지배하는 나라에게 4차 산업혁명은 분명 위기다. 하지만 공정과 창의가 꿈틀대는 나라에게 4차 산업혁명은 절호의 기회”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유 박사는 “저는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며, 미국으로 영구적 이민을 결심했었다. 가장 혁신적인 벤처기업에서 다시 도전하는 일을 하고 싶었다”면서 “그런데 지난 몇 개월의 시간 동안 대한민국으로 다시 돌아와야 할 분명한 이유를 찾았다. 10살 막내아들과 주말마다 광화문 광장에 나가 촛불을 들며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다”고 전했다.

그는 “(재작년) 저의 전 직장이었던 인텔에서 제 통장으로 1만 달러 정도의 돈을 입금한 것을 발견했다”며 “왜 입금했는지 이유를 알아보다가, 한국 기업의 혁신이 정체되고 있는 이유를 찾았다”고 회상했다.

이어 “1만 달러는 구글, 애플, 어도비, 인텔 등 미국 실리콘벨리의 최첨단 기업들이 2000년대 중반 상호 전문 인력의 스카웃을 제한하기로 담합했던 사건의 보상금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이어 “당시에도, 지금도 실리콘밸리는 ‘인재영입 전쟁’ 중”이라면서 “좋은 사람을 영입하고, 빼앗기던 ‘사람의 전쟁’을 멈추고자 기업들은 합의했지만, 미국법원은 이를 불법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11년 전문기술인력들은 집단소송을 냈고, 당시에 근무했던 저는 사실 이직할 생각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1만 달러의 보상금을 받았다”고 전했다.

유 박사는 “좋은 사람은 좋은 회사에 다녀야 한다. 그 길이 혁신과 창의력의 기본”이라면서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좋은 인재가 한정된 회사에 다닐 수밖에 없는 구조다. 소수의 기업이 최고의 인재를 독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재 비만’에 걸린 기업들은, 귀한 인재를 충분히 귀하게 여기지 못하고 있다”며 “실리콘밸리의 인재정책은 창의력 극대화 전략이다.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것이 그 기본이다. 눈치퇴근, 불필요한 잔업, 의견을 내기 어려운 상명하복식 기업문화는 사람 귀하게 여기지 못하는 기업문화의 잔영”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기업만의 책임은 아니다”며 “창의력과 새로움이 충분히 존중받지 못하는 정치·사회·산업·문화 전반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덧붙여 “실리콘밸리에서는 백발의 청년들이 여전히 도전적이며, 창의적인 일을 하고 있다. 반면 우리 기업들은 최고의 인재들이 쉰 살이 되기도 전에 뒷방으로 몰리고, 소진되어 밖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 박사는 “이 현실이 바뀌어야,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혁신의 동력을 찾을 수 있다”면서 “사람의 창의력이 혁신의 바탕이다. 새로운 혁신으로 일자리를 만들고 국민의 삶을 바꾸는 일에 함께하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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