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혜림 기자] “꽃보다 이쁘게 살라고 꽃분이랬는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소재로 한 연극 ‘하나코(김민정 작, 한태숙 연출)’가 다시 무대에 올라 목소리를 높인다.

‘2014 연극 창작산실 대본 공모 당선’ ‘2015 연극 창작산실 시범공연 지원 선정’ ‘2015 연극 창작산실 우수작품 제작지원 선정’ 등의 이력이 있는 작품 ‘하나코’가 2015년 초연에 이어 오는 7일부터 19일까지 대학로 공간아울에서 공연된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한분이(예수정 분)’ 할머니는 평생을 숨어 살다가 위안부 생활을 함께하다 소식이 끊긴 친동생 ‘렌(전국향 분)’을 찾기 위해 피해자로 등록한다. 동생으로 추정되는 ‘렌’ 할머니가 카보디아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관련 연구를 하는 여성학자 ‘서인경(우미화 분)’과 사건을 취재하는 방송사 PD ‘홍창현(신안진 분)’과 함께 떠난다.

프놈펜에서 만난 ‘렌’ 할머니는 이국적인 외모에다 기억이 오락가락해 두 사람이 친자매사이인지 확실한 단서가 잡히지 않는다. 이를 지켜본 방송사 PD ‘홍창현’은 경제적 사정이 어려운 ‘렌’ 할머니과 손녀 ‘메이린(강다윤 분)’이 한국 정부의 지원금을 노리고 거짓말을 하는 게 아닌지 의심하기 시작한다.

 

연극 ‘하나코’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주인공을 둘러싼 한국사회의 단면을 보여준다.

김민정 작가는 “이 연극은 전쟁의 폭력성과 비인간성 그 속에서 살아남아야 했던 개인의 비극을 그린다”며 “할머니들을 위해 하는 일이 도리어 상처가 되진 않는지, 피해 당사자를 소외시키거나 피해 사실을 스스로 증명해야 하는 기준들이 이중의 폭력은 아닌지 성찰의 시선으로 들여다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연극평론가 김태희는 “죄 많은 이 땅에 대한 기록이다.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연극임과 동시에 이들을 둘러싼 오늘날 한국사회의 민낯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한분이’ 역은 영화 ‘부산행’, 드라마 ‘공항가는 길’ 등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준 예수정이, ‘렌’ 역은 지난해 ‘제1회 임홍식배우상’을 받은 전국향이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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