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진행된 뮤지컬 ‘영웅’ 프레스콜에서 안중근 역을 맡은 양준모와 배우들이 열연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안중근 의사의 의거를 담은 뮤지컬 ‘영웅(연출 윤호진, 프로듀서 황보성)’이 탄탄한 내용과 화려한 캐스트로 막을 올렸다.

24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진행된 뮤지컬 ‘영웅’ 프레스콜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배우 안재욱, 정성화, 양준모, 이지훈, 리사, 박정아, 정재은, 허민진, 이지민 등이 참석했다.

이날 시연된 ‘당지동맹’ ‘추격1’ ‘영웅’ 등 하이라이트 장면은 잠깐이었지만 가슴을 뜨겁게 하기에 충분했다. 동지들의 죽음에 오열하고, 십자가 밑에서 ‘장부가’를 부르며 마음을 다잡는 인간 안중근의 모습을 보여줬다. 반면 ‘안중근’이 대한제국 의병군 참모중장으로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할 수밖에 없었던 15가지 이유를 강력하게 주장하는 장면은 오늘날 답답한 시국에 강력한 일침을 가하는 명장면이었다.

▲ 24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진행된 뮤지컬 ‘영웅’ 프레스콜에서 안중근 역을 맡은 정성화와 배우들이 열연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년 뮤지컬 ‘영웅’은 화려하고 다양해진 캐스팅으로 뮤지컬 관객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안중근’ 역에는 최고의 뮤지컬 배우로 우뚝 선 배우 정성화와 양준모, 안재욱, 이지훈이 맡았다.

뮤지컬계의 흥행보증수표가 된 배우 정성화는 이번에도 ‘안중근’ 역을 맡았다. 정성화는 “‘영웅’이 거쳐 온 무대를 보면 지금까지의 공연장보다 세종문화회관의 무대가 굉장히 넓다. 이 때문에 끝에 있는 관객 여러분들에게 전달해야 해서 굵은 선을 보여드리고자 연기했다”며 “안재욱 선배님이 들어오시면서 동선 부분에서 새로운 시도를 많이 했다. 많이 기대해 달라”고 밝혔다.

배우 안재욱은 안중근의 후손으로 ‘안중근’ 역을 맡아 개막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안재욱은 “사실 초연부터 참여하지 않고 이미 성공이라는 반응을 이끈 작품에 뒤이어 합류한다는 부담감도 크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늘 함께하지 못했어도 언젠가는 해야 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과 책임감 등 남다른 의식이 있었다”며 “이번 공연은 순응 안씨라는 저의 선조인 것을 떠나서 민족 전체의 존경받을 인물이시니 누가 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 24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진행된 뮤지컬 ‘영웅’ 프레스콜에서 안중근 역을 맡은 이지훈과 배우들이 열연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이어 “거사를 치르는 당일 현장에서의 모습 이전에 안중근 의사가 생각하고 다짐하는 시간 동안 수많은 번뇌와 고민이 있었을 것 같다”며 “마치 공연 올라가기 전날 제가 뒤늦게 두렵고 떨리는데 저의 몇배로 부담을 느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2010년 이후 7년 만에 ‘안중근’으로 돌아온 양준모는 “처음 공연 당시 실제로 안중근 의사님께서 거사하신 나이랑 제 나이가 똑같았다. 역사적으로는 친구인 안중근을 바라보며 많은 것을 느끼고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됐다”며 “그동안 다시 이 ‘영웅’ 무대에 서고 싶었다. 무대에 서게 된 것이 너무 감사하고 부담되기도 한다. 그때는 혈기왕성한 청년이었다면 지금은 더 깊은 연기를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또 뮤지컬 스타로 자리 잡은 이지훈이 가세했다. 이지훈은 “굉장히 부족함에도 좋은 작품으로 무대에서 설 수 있어 감사드린다”며 “기존의 작품들은 자유분방하고 밝은 캐릭터가 주를 이뤘는데 이번 영웅의 안중근은 묵직하고 소리 자체도 중저음을 많이 쓰면서 무게감 있는 소리를 내는 데 집중했다”고 전했다.

▲ 24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진행된 뮤지컬 ‘영웅’ 프레스콜에서 안중근 역을 맡은 안재욱이 열연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그는 “‘안중근’ 역을 소화하기는 쉽지 않았다. 평소 갖고 왔던 발성이나 소리를 한순간에 바꾸는 것은 어렵고 관객들에게 얼마만큼의 만족도를 드릴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 기대해주셨으면 한다”며 “저로서는 너무 하고 싶었던 작품이고 지금의 소리를 원했기 때문에 영웅이 저한테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여자 주인공인 조선의 여인 ‘설희’ 역은 배우 리사가 연속해서 캐스팅됐으며, 박정아와 정재은 등이 함께 캐스팅됐다. ‘이토 히로부미’ 역에는 실력파 배우 김도형과 이정열, 윤승욱 등이 캐스팅돼 극의 무게를 싣는다.

▲ 24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진행된 뮤지컬 ‘영웅’ 프레스콜에서 배우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뮤지컬 ‘영웅’은 일제강점기인 1909년 10월 26일 중국 하얼빈 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1년을 그리고 있다. 2009년 초연 이후 ‘더뮤지컬어워즈’ ‘한국뮤지컬대상’ 등에서 각각 6관왕을 차지하는 등 작품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은 뮤지컬 ‘영웅’은 안중근 의사 의거일 100주년(2009년 10월 26일)을 기념해 기획됐다.

조국을 위해 기꺼이 한 목숨을 바치는 영웅의 면모와 생존본능을 위해 싸우며 두려움에 떠는 인간 안중근의 면모를 한 작품 속에 잘 녹여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공연은 오는 2월 26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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