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천지=전형민 기자]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의 정치인생에 ‘먹구름’이 짙게 드리워지고 있다.

지난 21일 봉은사 주지 명진스님이 “지난해 11월 안 원내대표가 ‘현 정권에 비판적인 강남의 부자 절 좌파 주지를 그냥 두면 되겠느냐’고 자승 총무원장에게 이야기했다는 것을 전해 들었다”면서 “아무 데나 좌파 딱지를 붙이는 안 원내대표는 정치에서 물러나라”고 밝히면서 안 원내대표의 입지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일주일이 지난 28일 명진스님은 일요법회를 통해 “(안 원내대표는) 군대 갔다 와라”면서 “군대 갔다 와서 저를 좌파, 급좌파, 빨갱이라고 하면 다 수용할 수 있다”며 안 원내대표의 급소에 비수를 꽂았다.

안 원내대표의 병역기록에 의하면 1978년 ‘고령’을 이유로 소집해제 돼 군대를 다녀오지 않은 사실이 알려져 있다.

반면 봉은사 주지인 명진스님은 베트남 전쟁이 한창일 당시 맹호부대 소속으로 베트남에 갔다 왔으며 그의 동생은 1974년 충무(현재의 통영) 앞바다에서 해군 함선 침몰 때 승조원 159명의 희생자 중 한 명으로 현재 서울 동작동 국립묘지에 잠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명진스님은 28일 법회에서 “36년 전 천안함 침몰과 비슷한 사고가 충무 앞바다에서 있었는데 YTL 군 함정이 엎어져 159명이 세상을 떠났을 때 제 동생의 시신을 3일 만에 찾았다”면서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가안보회의에 군대를 안 간 사람들, 총 한 번 안 쏴보고, 제식훈련 한 번 안 받아본 사람들이 앉아서 국가의 안위를 논하는 모습을 보면서 분노를 금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안 원내대표가 정치에 입문한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은 그의 향후 입지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미디어법과 2010년 예산안을 야당의 거센 반발 속에서도 강행 통과시켜 이명박 정부의 든든한 ‘국회 후원자’로 불리며 한나라당 차기 당권은 물론 국회의장 유력 후보로 평가되던 4선 중진 의원의 ‘좌파’ 발언은 60여 일 앞으로 다가온 6·2 지방선거에도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종교편향’ 논란으로 현 정권과 불편한 관계를 유지했던 불교계는 봉은사 신도들을 중심으로 안 원내대표에 대한 비난 성명을 내고 ‘정치에서 물러나야 한다’ 등 강력 대응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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