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비선실세’ 최순실(61)씨가 미르·K스포츠재단을 지배하는 지주회사를 설립한 뒤 회장이 되려한 정황이 드러났다.
검찰은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최씨와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3차 공판에서 류상영 더블루K 과장이 임의제출한 문서를 공개했다.
문서에는 ‘위드블루’ ‘인투리스’ ‘세움블루’ 등 3개의 법인 이름 후보를 담고 있으며 문서 중반부에는 법인 이름이 ‘인투리스’로 결정된다. 또 이 회사는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더블루K를 계열사로 두고 ‘인투리스’의 회장은 최씨가 맡는 것으로 돼 있다.
검찰에 따르면, 류 과장은 최씨로부터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더블루K에 지주회사를 설립해 보라’는 취지의 지시를 받고 이 같은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진술했다.
만약 이 문서가 사실이라면 그동안 미르·K스포츠재단의 설립 및 운영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해 온 최씨의 주장이 모두 거짓임을 증거하는 셈이며, 재단을 사유화하려했다는 혐의도 사실화된다.
검찰은 “이 문서는 두 재단을 사유화하려 하지 않았다는 최씨 주장을 반박하는 자료”라며 “결국 최씨가 미르재단과 K스포재단, 더블루K를 모두 장악해 사유화하고 이권을 챙기려 한 사실이 명확하게 드러난다”고 강조했다. 또 “최씨는 지주회사를 설립하기 위해 다른 그룹의 지배구조를 참고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최씨는 안 전 수석과 공모해 미르재단(지난해 10월 출범)과 K스포츠재단(올해 1월)을 통해 50여개 대기업에게 총 774억원을 강제 출연하게 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으로 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