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임태경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했다.

13일 한은은 올해 첫 금통위는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1.2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6월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1.25%로 전격 인하한 후 7개월 연속 동결이다.

앞서 시장에서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묶어둘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금융투자협회가 채권시장 전문가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전원이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투협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전원의 예상이 합치한 것은 2014년 6월 이후 처음이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내수 부진 등에 따른 국내 성장률 둔화 우려가 금리 인하 기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12월 미국 금리인상 가시화, 외국인 자금이탈 우려 및 가계부채 증가 문제 등이 금리 인하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우리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경기 하방압력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수년간 호황을 누리며 우리 경제를 떠받쳤던 부동산 시장이 냉각 기류를 보이고 있는 데다 경기 침체 속 국민 생활과 밀접한 생활물가가 오르면서 ‘소비절벽’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오는 20일 출범하는 도널드 트럼프 신정부의 경제·통상정책 방향에 따라 미칠 파급력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사드 배치로 인한 동북아 지역의 정세불안도 경제적 불확실성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이에 정부는 경기 하방 리스크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확장적 부양 카드를 꺼낸 만큼 한은이 정부 정책과 박자를 맞춰 기준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문제는 한은의 운신 폭이 좁아져 기준금리를 조정할 여력이 크지 않다는 점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지난달 정책금리 인상을 1년 만에 단행해 한국과 미국의 금리격차는 0.50~0.75%p로 좁혀졌다. 연준은 점도표를 통해 내년 금리 인상 횟수를 3회로 제시하며 공격적인 긴축에 들어갈 것을 시사했다. 이 경우 내외금리차 역전에 따른 문제점으로 오히려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고민해야 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미국을 따라 전격적으로 금리를 올리기에는 우리 경제의 아킬레스건인 가계부채가 걱정이다. 이미 1300조원을 넘어선 사상 최대 가계부채 앞에 금리가 오를 경우 한계가구와 다중채무자들이 줄줄이 무너질 가능성이 높다.

이런 점에서 한은은 금융안정에 무게를 두고 당분간 금리 조정 대신 관망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동결했지만 주요 경기지표가 외환위기 수준으로 떨어진 만큼 경기회복을 뒷받침할 정책 수단에 대한 고민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오후 금통위에서는 올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및 물가상승률 전망치도 새로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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