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본입찰… 인수 의지 ‘확고’
주가 하락으로 1조원 못 미쳐

중국 4개社·인도 1개社 등 참여
朴 회장 우선매수권 행사 변수

제3자에게 청구권 양도 불가능
개인 자격으로 투자자 모집해야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국내 2위, 세계 14위 타이어업체인 금호타이어 매각을 위한 본 입찰이 12일 진행된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그룹 재건의 마지막 퍼즐인 금호타이어 인수에 성공할 수 있을지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삼구 회장은 최근 신년사에서 “금호타이어 인수를 통해 그룹 재건을 마무리해야 하는 마지막 과제가 남아 있다”며 강한 인수 의지를 나타낸 바 있다.

앞서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지난해 7월 2009년 워크아웃에 들어간 이후 보유하게 된 6636만 8844주(42.01%)를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매각하겠다는 내용을 공고했다.

이후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지난해 11월 예비 입찰을 통해 적격인수 후보로 중국의 롱타이어와 더블스타, 지프로, 상하이 에어로스페이스 인더스트리 코퍼레이션(SAIC), 인도 아폴로타이어 등 5곳을 선정해 현장 실사를 진행했다.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 채권단 보유 지분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소유하고 있지만, 자금력이 탄탄한 중국 기업 등이 이번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판이 커진 상태다. 특히 중국 국영 항공기업의 자회사인 SAIC은 1조원대에 가까운 금액을 적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초 매각가격이 1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으나 최근 주가 하락으로 예상치를 크게 밑돌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금호타이어 인수 의지를 여러 차례 드러낸 박 회장에게는 호재가 될 전망이다.

매각 공고 시점의 매각 예정 주식 가치는 약 7433억원, 경영권 프리미엄은 약 2230억원이다. 총 매각 가격은 1조원에 가까웠다.

하지만 채권단이 보유한 주식 6636만주를 지난 9일 종가인 8980원으로 계산할 경우 약 6000억원 정도의 가치로 평가된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이 더해진다 해도 당초 예상된 1조원에 못 미친 액수가 나온다.

이번 금호타이어 매각의 가장 큰 변수는 박 회장이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할지 여부다. 박 회장은 2012년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에 돌입할 때 금호석유화학 보유 지분을 매각해 금호타이어에 1100억원을 출자하며 채권단으로부터 우선매수권을 부여받았다. 금호타이어의 매각 가격이 낮아질수록 박 회장의 인수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질 수밖에 없다.

2015년 금호산업 매각 당시와 같은 상황으로 전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채권단은 매각가를 1조원 이상으로 책정했으나 당시 인수의향자로 나섰던 호반건설에서 제시한 가격(6007억원)을 유찰한 뒤, 박 회장과 7228억원에 협상을 마무리했다.

문제는 지난해 금호산업을 인수하면서 대규모 차입금을 끌어다 써 박 회장이 동원할 수 있는 자금에 여유가 없다는 점이다.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하고 있지만 채권단과의 약정으로 제3자에게 청구권을 양도할 수 없다.

금호산업 인수 때처럼 컨소시엄을 구성하거나 자금조달에 피인수 회사인 금호타이어나 다른 계열사들이 참여할 수 없다는 뜻이다. 결국 박 회장 자신이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박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한 뒤 재무적투자자(FI)를 끌어 모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 만큼 동원할 수 있는 여유 자금이 없다는 것이다.

자칫 자금력이 탄탄한 중국 기업이 거액의 매각가를 지불하고 적극적으로 금호타이어 인수에 나설 경우 박 회장이 그룹을 재건하는 데 큰 난관에 봉착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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