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북한 당국이 불법입국 혐의로 기소하겠다고 밝힌 미국인 아이잘론 말리 곰즈(30) 씨는 한국에서 영어교사 생활을 했던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것으로 23일 알려졌다.

곰즈 씨의 친구 마셜렛 와이즈는 AP통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곰즈는 신앙심이 깊고 성실한 영어 교사로 테러리스트가 아니다"며 "그는 매주 일요일 서울에 있는 교회에 다녔고 이국 생활의 스트레스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의 교사 생활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와이즈는 한국에 체류하며 영어 교사들에 대한 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미국 앨라배마 출신인 와이즈는 2008년 한국에 와서 영어 교사로 일하면서 곰즈와 만나게 됐으며 "곰즈가 당시 영어를 가르치러 한국에 와 있었고 우리 둘다 영어 교사로 일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은 곰즈 씨가 2008년 4월 한국에 들어와 경기도 포천에 있는 한 초등학교에서 지난해 3월까지 영어를 가르쳤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 초등학교의 동료 교사들을 인용해 곰즈 씨가 아주 예의바르고 조용한 성격으로 학생들에게 아주 훌륭한 교사였으며 교회활동도 아주 열심히 했다고 전했다.

와이즈는 "지난 1월초 마지막으로 곰즈와 얘기를 나눴다"며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이 곰즈인줄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곰즈는 한국에서 생활하는 영어 교사들이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많이 도와주기도 했다"며 "곰즈는 쉬는 날엔 서울 북부 근교 지역으로 여행하기도 했지만 그가 지금 왜 북한에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곰즈 씨 가족들은 "곰즈가 보스턴에서 자랐고 보딘대를 졸업하고 한국으로 떠났으며 한국에서 2년 가량 생활했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앞서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2일 "불법 입국한 미국 공민 아이잘론 말리 곰즈(남자, 1979년 6월19일생)에 대한 범죄자료들이 확정된 데 따라 재판에 기소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그러나 곰즈 씨의 구체적인 죄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는 23일 곰즈 씨의 이름 `아이잘론 말리'가 성경에 나오는 말이라면서 그가 지난해 말 무단 입북했던 로버트 박 씨 경우처럼 종교적인 목적으로 북한에 입국했을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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