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은 연못.
8년의 기다림 끝에 만들어진 다큐멘터리 영화 <작은 연못>

[뉴스천지=서영은 기자] 60년 전 한국전쟁은 대한민국 국민들에겐 씻기지 않을 아픔으로 남아있다. 그러나 그 가운데는 씻을 아픔의 기억조차 남아있지 않는 많은 사건들도 있다.

1950년 7월 한국전쟁 발발 한달 후 약 12만 개의 총알이 3일간 노근리 쌍굴 다리 아래 숨은 500여 명의 피난민들에게 쏟아졌다.

피난길에서 이유 모를 미군의 무차별한 공격에 쓰러져 간 노근리 주민들은 그렇게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 갔다.

그러나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것이 역사라 했던가. 1999년 AP통신의 기자들에 의해 ‘노근리 사건’이 최초로 보도됐다.

사건 발생 이후 60년, AP통신 특종 보도 추후 11년, 제작 출발 8년 만에 마침내 한국전쟁 중 벌어진 노근리 사건을 소재로 한 최초의 영화 <작은 연못>이 공개됐다. 올해의 개봉작으로 더욱 의미가 있는 것은 2010년은 한국전쟁 60주년을 맞이하는 해이기 때문이다.

영화는 참혹한 폭격장면을 통해 전쟁의 무서움을 보여 준다. 해맑은 아이들의 시선을 통해 삶의 희망을 전하고 전쟁의 한복판에서 가족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영화 속 노근리 주민들의 모습에서 관객들은 ‘과연 누구를 위한 전쟁이었나’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될 것이다.

단지 ‘운 나쁜 소수의 비극’으로 치부될 수도 있는 이틀간의 대학살.

▲ 작은 연못의 한 장면.

영화 제작자는 지난 18일 시사회에서 “이 영화를 통해 어떤 평가를 받고자 함이 아니다. 지금도 살아있는 생존자들과 유가족들을 위해 이 사건을 알리고자 하는 것”이라는 의도를 설명했다.

감독의 의도와 하나된 142명의 배우와 229명의 스탭들은 비극적인 노근리 사건을 기억하기 위해 영화 제작에 동참하게 된 것이다.

2000년 9월 출간된 <그대, 우리의 아픔을 아는가>를 원작으로 한 영화 <작은 연못>은 제 14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프리젠테이션 상영작으로 선정돼 작품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8년이란 제작 기간 동안 드러난 한국전쟁의 숨겨진 비극은 오는 4월 15일 공개된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