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두 남자’ 스틸. (제공: 엠씨엠씨)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십대의 남자와 사십대의 두 남자가 있다.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를 지키기 위해 두 남자는 피 튀기는 싸움에 돌입한다.

영화 ‘두 남자(감독 이성태)’는 열여덟살의 가출팸(가출 청소년 모임) 리더 ‘진일(최민호 분)’과 불법 노래방을 운영하는 악덕 업주 ‘형석(마동석 분)’이 각각의 소중한 이를 지키기 위해 철저한 싸움을 벌이는 범죄액션 영화다.

주차된 자동차를 터는 ‘진일(최민호 분)’은 가출팸의 리더다. 진일을 포함해 여자 둘, 남자 둘로 구성된 가출팸은 인근의 자동차를 털고 휴대폰을 훔쳐 되파는 방법으로 생계를 연명하고 있었다. 찜질방을 갈 수 없을 정도로 상황이 어려워지자 ‘진일’의 여자 친구 ‘가영(정다은 분)’은 가출팸 ‘민경(백수민 분)’과 원조교제 사기를 계획하고 이들은 노래방 사장 ‘형석(마동석 분)’을 만나게 된다.

당황한 ‘가영’과 ‘민경’을 구하기 위해 ‘진일’과 ‘봉길(이유진 분)’이 찾아가 ‘형석’의 목을 조르고 차와 지갑을 털고 도망친다. 분노한 ‘형석’은 ‘성훈(김재영 분)’을 이용해 이들을 잡으려 한다.

▲ 영화 ‘두 남자’ 스틸. (제공: 엠씨엠씨)

영화는 쫓고 쫓기는 추격전으로 진행된다. ‘진일’과 ‘형석’은 자신이 지키고자 하는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몸을 사리지 않고 싸움에 뛰어든다. 이들의 비열함과 잔인함은 극에 달한다.

누가 더 나쁜 놈일까. 우열을 가릴 수 없다. ‘진일’은 자신의 여자 친구 ‘가영’을 지키기 위해 ‘형석’의 딸을 납치하는 범죄를 저지를 저지른다. ‘가영’을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가영’에게 ‘진일’은 선한 존재다. 반면 ‘형석’은 그런 둘을 이용하다가 딸을 위험에 빠뜨린다. 그리고 딸을 위해서 ‘가영’과 ‘진일’을 노리고 있는 ‘성훈’을 불러들인다. 딸에게 ‘형석’은 한없이 다정하고 든든한 아빠다.

주인공인 두남자 ‘진일’과 ‘형석’은 내 사람을 위해 타인을 주저 없이 헤치는 이기적인 면이 닮았다. 마치 우리 시대에 사회 속에서 고난을 겪고 힘든 세상을 헤쳐 나가는 우리의 모습과 비슷하다. 그렇기에 누구도 둘에게 돌을 던질 수 없다.

배우 마동석과 최민호의 만남이 신선하다. 영화 ‘부산행’에서 좀비를 주먹을 때리고 자신의 목숨을 희생해 아내와 사람들을 구하던 ‘마요미(마동석+귀요미)’의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그는 때로는 괴팍하고 잔인하며, 때로는 부성애를 가진 ‘형석’의 복잡 미묘한 심정을 잘 녹아냈다. 또 마동석 특유의 위트가 영화에서 잘 묻어나 숨 쉴 구멍이 됐다.

▲ 영화 ‘두 남자’ 스틸. (제공: 엠씨엠씨)

이 영화가 첫 주연작인 최민호의 변신도 기대해볼 만 하다. 영화에서 최민호는 정말 이렇게 맞아도 되나 싶을 정도로 맞고 또 맞고 덤비고 또 덤빈다. 그는 가출 청소년인 ‘진일’ 연기에 몰입하기 위해 실제로 흡연하기도 했다.

사이코패스에 가까운 악역으로 나오는 김재영의 역할도 컸다. ‘헉’ 소리가 나올 정도로 악랄한 김재영이 등장할 때마다 소름이 끼쳤다.

영화 ‘두 남자’는 뻔한 범죄액션물이 아니다. 좀처럼 예상되지 않은 전개로 관객이 한숨에 영화를 감상하도록 했다. 영화는 희망을 말하지 않고 현실을 말해 한탄을 자아낸다. 개봉은 지난 30일. 청소년 관람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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