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태·남경필 ‘선도 탈당’ … ‘분당 위기’ 고조되는 새누리

‘최순실 사태’ 비주류 첫 이탈
탄핵 시점서 집단 탈당 가능성
김무성·유승민 등 거취가 변수
잔류시 ‘찻잔 속 태풍’ 될 수도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22일 새누리당 김용태 의원과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에 따른 ‘선도 탈당’이 추가 ‘탈당 러시’에 이은 새누리당 분당 사태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김 의원과 남 지사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새누리당 탈당을 공식 선언했다. ‘최순실 게이트’ 파문 이후 새누리당 소속의 현직 의원과 광역지자체장 등 주요 인사가 탈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비주류 임시 지도부 격인 ‘비상시국회의’의 사퇴 요구에도 친박(친박근혜) 중심의 지도부가 거부하자 탈당을 결심했다.

정국의 시선은 추가 탈당 여부와 분당 사태 가능성에 쏠리고 있다. 향후 정두언·정태근 전 의원 등 일부 원외 인사가 2~3일 내로 탈당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고, 정병국·나경원·주호영 의원 등 일부 비주류 인사들도 탈당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는 시점은 집단 탈당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비주류가 탄핵 찬성표를 던지기에 앞서 탈당을 감행할 것이란 관측이다.

비박(비박근혜)계 대선주자인 김무성 전 의원과 유승민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핵심 인사들의 탈당 여부도 변수다. 이들은 당 지도부가 끝까지 비주류의 쇄신 요구를 거절할 경우 탈당 대열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탈당파들의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는 이들의 탈당 카드는 다른 비주류 인사들의 연쇄 탈당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반면, 이들이 당 잔류를 선택하면 탈당 사태는 ‘찻잔 속 태풍’에 그칠 수도 있다.

탈당파들이 20명을 넘겨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할 경우 새누리당의 분당 사태는 현실화된다. 현재 비주류 일각에선 탈당 후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는 방안에 대해 물밑 타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원내교섭단체 구성이 가시권에 들어올 경우 탈당 움직임이 더욱 빨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탈당 사태가 미풍에 그칠 수 있다는 전망 역시 만만치 않다. 비주류의 상당수 의원들이 탈당보다는 당내에서 친박 지도부를 상대로 투쟁한다는 데 방점을 찍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탈당 여지가 있는 비주류 의원들은 현재로선 10명도 채 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비주류의 탈당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으로는 원내교섭단체 구성 실패 시 영향력이 크게 위축될 수 있다는 점 등이 꼽히고 있다. 또한 과거 국민의당이 새정치민주연합에서 이탈해 홀로서기 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던 호남 같은 지지 기반이 없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여기에다 내년 대선에서 당선권에 근접한 유력 대권주자가 비주류에 없다는 점도 고심거리다.

이 같은 점을 고려하면 비주류가 당장 탈당 러시를 감행하기보다는 당분간 사태 추이를 지켜보면서 탈당 여부를 저울질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