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불·중고기기로 변경시 판매수수료 이통사에 반납해야
삼성전자와 이통사 간 입장차 커, 피해는 유통점 몫으로

[천지일보=박수란 기자] 휴대폰 판매점들이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갤노트7) 단종 사태로 인해 울상을 짓고 있다. 갤노트7 판매 후 받은 수수료인 ‘리베이트’를 이통사에 도로 반납해야 하기 때문이다. 리베이트 환수액은 100억~200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유통점은 갤노트7이 출시된 8월부터 장사한 것이 허사가 될 처지에 놓인 데다, 9월엔 갤노트7 리콜 사태로 이동통신시장이 꽁꽁 얼어붙어 장사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리베이트 환수 문제와 관련해 삼성전자와 이통사의 입장 차이가 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유통 판매점들이 떠안게 된 것이다. 유통점들은 갤노트7의 문제로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한 만큼, 삼성전자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대리점 및 판매점에 지급되는 리베이트는 제조사와 이동통신사가 각각 비율을 정해 나눠 부담한다. 갤노트7의 경우 제조사와 이통사가 5:5로 부담했으며 기기변경시 5만~15만원, 번호이동시 20만~23만원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고객이 갤노트7을 환불하거나 중고단말기로 기기를 변경할 경우 유통점은 리베이트를 모두 반납해야 하는 것이다. 다만 다른 제품으로 교환하면 리베이트를 반납하지 않아도 된다.

특히 이통사가 자체적으로 지급한 리베이트의 경우 삼성전자와 이통사 간의 입장차가 크다. 이통사는 갤노트7의 결함 문제 때문이니 삼성전자 측에서 리베이트를 보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렇지 않으면 이통사 입장에선 판매점에 준 리베이트를 환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결국 삼성전자와 이통사가 입장차이를 좁히지 않자, 그 피해는 유통점의 몫이 됐다.

이종천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MDA) 이사는 “갤노트7 관련 리베이트 환수액은 100억~2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그나마 환불하는 고객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가정 하에 추정되는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구로구에 있는 판매점 관계자는 “날이 갈수록 환불하겠다는 손님들이 늘어간다”고 말했다. 이어 “갤럭시노트 시리즈는 의외로 특정 고객이 많이 찾는다. 대화면에 터치펜을 선호하는 고객층인데 다른 제품으로 교환을 한다 해도 마땅히 이를 대체할 제품이 없다보니 환불하는 고객이 증가하고 있다”고 푸념했다. 환불을 하게 되면 장려금을 도로 토해내야 하는데 이미 8월에 판 갤노트7에 대한 판매수수료는 정산이 돼서 이미 매장 유지비 등에 지출한 상태라, 장려금을 반납하게 되면 빚을 질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 판매점 관계자는 “어떻게 보면 이통사도 피해자이기 때문에 이런 일의 원인제공자인 삼성전자가 대안책을 마련해주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또 휴대폰을 1대라도 더 팔아야 하는 시간에 갤노트7 교환이나 환불 업무를 해주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 관계자는 “업무수수료가 1건당 2만원씩 나오고 있지만 차라리 안 받고 업무를 안 보는게 낫다”고 말했다.

다른 유통점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서울 강남에 있는 한 판매점도 “다른 제품으로 교환을 하든 환불을 하든 이래저래 다 손해가 생긴다. 하루에 5~6명의 손님이 교환 및 환불을 하겠다고 온다. 이 업무를 보느라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말했다.

앞서 KMDA는 지난 13일 성명서를 내고 “삼성전자의 갤노트7 판매 중단으로 골목상권 판매점은 50만대의 취소, 변경 등의 업무를 떠안고 수백억의 수수료를 환수당하는 상황에 처했다”며 실효성 있는 대책을 삼성전자가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 (출처: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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