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시론] 주권국가로서 ‘한반도 독트린’이 절실한 때
[천지일보 시론] 주권국가로서 ‘한반도 독트린’이 절실한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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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해경 고속단정 침몰사건 후 중국의 무례한 행동이 반복되고 있다. 중국 불법조업어선에 의한 우리 해경고속단정 침몰과 관련, 중국 어선에 대해 함포사격 등 강력 대응에 나서겠다는 정부 발표가 나가자 중국의 반발이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중국 정부 입장을 대변하는 환구시보는 우리 정부의 발표가 나가자 “韓, 어선에 포격 미쳤나… 민족 집단 발작”이라는 무례하고도 오만한 북한식 표현으로 된 제목의 기사를 내보내며 강한 불만을 노골화했다.

뿐만 아니라 19일로 예정됐던 서해 공동감시활동을 중단하겠다는 내용을 우리 정부 측에 일방적으로 통보해 왔다. 지난 2014년 10월에도 불법조업을 하던 중국 선원이 우리 해경을 바다에 빠뜨리려하다 해경이 쏜 실탄에 맞아 숨지자 같은 달 중순 예정됐던 공동감시를 위한 교차승선을 잠정 중단하는 일이 있었다. 그 때도 당시 권영세 주중대사를 불러 “중국 선장 사망 사고 책임자 처벌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하라”는 적반하장의 오만한 태도를 보인 바 있다.

일련의 사태를 통해 중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소위 ‘G2’로 불리며, 세계 정치와 경제를 주도하며 미국과 함께 초강대국 반열에 있는 나라다. 이는 세계질서 유지를 위해 경찰국가로서의 도의적 책무 또한 수반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국민이라는 이유로 지구촌 공존에 악영향을 주도하며, 시대를 역행하는 해적단과 도적떼들을 두둔하고 불법 난동자들을 방치하는 행위는 세계질서와 공존을 위해 함께 노력해 가는 이웃나라라기보다 도적떼의 본부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하기에 충분하다.

물론 중국의 적반하장격 태도는 우리 정부의 무원칙적이며 굴복적이며 어정쩡한 태도가 낳은 결과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주권국가로서 자주적 외교가 상실되고 역사적으로 관행처럼 내려오는 기회주의 외교가 낳은 수치요 비극이다. 유전돼 내려오는 기회주의 외교가 일제 식민지를 가져왔고, 기회주의 외교가 외세의 개입을 촉발해 동족상잔의 참극을 경험했지만, 뿌리 깊은 관행은 조금도 달라진 게 없다.

이러한 시점에서 필리핀 두테르테 대통령의 정치 행보와 통치 스타일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필리핀과 미국은 전통적 우방이며 혈맹관계에 있다. 과거 미국의 아시아전략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거점으로 취급된 나라가 필리핀이다. 1905년 7월 체결된 ‘가쓰라-태프트 밀약(일본 내각총리대신 가쓰라 다로와 미국 육군장관 윌리엄 태프트 사이에 맺은 비밀 협약 즉, 밀약)’을 통해 미국은 일본에게 사실상 한반도의 지배권을 인정하는 대신 일본은 미국의 필리핀 지배권을 인정하는 거래를 했다. 그처럼 미국에 있어 필리핀은 아시아 지배의 거점이자 요충지로 여겨져 왔던 것이다. 그러나 작금의 상황은 다르다.

미국은 ‘방위협력확대협정(EDCA)’을 맺어 미군 철수 24년 만에 필리핀에 중장기간 다시 주둔할 수 있는 길이 열렸으며, 필리핀은 군사기지를 미군에 제공해 남중국해에서 중국을 견제한다는 계획이 있었다. 하지만 두테르테 대통령은 전임 대통령과 달리 미국과의 협정에 대해 백지화 검토에 들어가며, 19일 전격 중국을 방문, 시진핑 국가 주석을 만나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와 경제협력 등에 관해 포괄적으로 논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같은 두테르테 대통령의 외교행보는 복잡한 외교 정세 속에서도 주권국가의 지도자로서 누구에게도 간섭을 받지 않겠다는 분명한 철학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전통적 우방과 혈맹관계에 있는 미국으로부터의 보호에서 벗어나 자주적 독자행보를 보일 때, 중국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으며, 남중국해 문제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 낼 수 있다는 고도의 계산된 외교 전략이라 할 수 있다. 파격적이면서도 돈키호테 같은 두테르테의 도박에 관심이 가는 이유며, 나아가 국민들의 지지를 한몸에 받는 이유가 아닌가 싶다.

아니나 다를까. 두테르테 대통령은 중국 방문을 앞두고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중국이 가장 민감해하는 남중국해 관련 “중국은 남중국해에 관해 ‘헤이그 판결(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은 근거 없다)’이 이행돼야 한다”며 “나는 영토와 경제적 권리를 두고 거래하지 않을 것”이며, 나아가 “남중국해에서 필리핀 주권 문제를 지키기 위한 싸움을 포기하지 않을 것”라고 밝히면서 중국을 압박해 가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불법조업으로 국민들은 좌절을 넘어 탄식소리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언제까지 주권을 포기한 채 국민들의 희생만을 요구할 것인지 참으로 안타깝다. 주변 강대국들의 틈바구니에서 우리가 살 길은 기회주의 외교와 정치가 아니다. 이제라도 주권국가로서의 분명한 철학이 담긴 정치 노선과 외교 기조를 세우고, 만천하에 밝히는 독트린이 필요한 때라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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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알 2016-10-19 07:08:20
잘못하고도 사과도 없이 뻔뻔스럽게 들어오는 중국 관리의 태도부터가
賊反荷杖격인 것을 묵과해서는 안된다.
잘못을 묻고 따지고 들어야하는 正攻法으로 시작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