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공: 비상교육)

[천지일보=최유라 기자] 올해부터 학교에서 지필고사 대신 ‘수행평가’나 ‘서술형·논술형 평가’로도 성적을 매길 수 있는 ‘과정 중심 평가’가 강화되고 있다. 창의력과 사고력을 향상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실제 학부모들이 느끼고 있는 우려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22일 교육전문기업 비상교육(대표 양태회)의 초등 학부모 교육정보 커뮤니티 ‘맘앤톡’에 따르면, 지난 8월 1일부터 31일까지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회원 700명에게 ‘수행평가 확대 방침’을 주제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과반수가 반대 입장을 보였다.

설문조사 결과, 수행평과 확대 방침에 대한 응답자 53%가 ‘반대한다’고 답했으며 ‘찬성한다’는 응답자는 24.6%, ‘모르겠다’고 답한 응답자는 24.6%로 집계됐다.

◆창의력·사고력은 향상돼도 ‘평가 기준’은 못 믿겠다

맘앤톡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수행평가의 확대에 따른 효과에 대해 ‘자녀의 창의력과 사고력 향상(22%)’ ‘주입식 교육 탈피(22%)’ ‘다양한 체험교육(19%)’ ‘학습 흥미 유발 및 학업 능력 향상(19%)’ 등을 기대한다고 답했다.

반면 우려스러운 점으로는, ‘공정한 평가의 어려움’이 38%로 가장 많았고, 이어서 ‘사교육 부담 가중(24%)’ ‘과제 수행에 부모 역할 필요(16%)’ ‘기초 학력 저하(14%)’ 순으로 우려를 내비쳤다.

◆“학부모도 덩달아 수행평가에 메일 것 우려”

자녀의 수행평가에 대해 학부모들이 느끼는 부담감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0%는 ‘부담된다’고 답했으며, 15%는 ‘매우 부담된다’고 답했다. ‘부담되지 않는다’고 답한 응답자는 6%에 불과했다.

실제 자녀의 수행평가를 한 번이라도 도와준 경험이 있는지 물어본 결과, ‘도와준 적이 있다’는 응답은 88%에 달했다. 빈도로는 ‘가끔 도와준다(52%)’ ‘한두 번 도와준 적이 있다(22%)’ ‘매번 도와준다(14%)’ 순으로 집계됐다. ‘도와준 적이 없다’는 응답은 12%에 그쳤다.

수행평가를 도와주는 이유로는 44%가 ‘아이 혼자하기에는 어려워서’라고 답했고, 이어서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서(20%)’ ‘배우지 않은 것을 해야 해서(18%)’ ‘양이 너무 많아서(10%)’ ‘대부분 부모의 도움을 받기 때문에(5%)’ 순으로 나타났다.

◆현 수행평가 방식 만족 학부모, 10명 중 3명뿐

현재의 수행평가 방식에 대한 만족도는 ‘매우 만족(10%)’ ‘만족(27%)’ ‘보통(47%)’ ‘불만족(14%)’ ‘매우 불만족(2%)’로 나타났다. ‘만족한다’는 입장은 37%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행평가를 대비해 자녀에게 가장 중점적으로 교육할 과목(영역)은 ‘창의 체험 학습(32%)’ 과 ‘글쓰기/논술(31%)’이 많았으며, 다음으로는 ‘영어(20%)’ ‘미술/음악(7%)’ ‘체육활동(7%)’ 순으로 나타났다.

이수현 맘앤톡 운영자는 “초등학생의 경우, 고입이나 대입을 준비하는 중고생보다 실질적인 부담은 덜할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부모가 느끼는 부담감은 더 큰 것으로 보인다”며 “과정 중심 평가의 본질을 잘 이해하여 ‘대신’해주는 것이 아니라 자녀가 창의적으로 성장할 수 있게 적절한 방향을 제시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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